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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거벗은 공화국' 간판 앞에 선 김윤수씨
ⓒ 조영상
제주도에서 자연농업 계사와 유기농 야채를 생산하면서 지역민에게 자연농업과 건강먹거리를 보급하기 위해서 헌신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김윤수씨를 찾았다.

한국 축산의 대부분은 엄청난 시설과 에너지 투입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축분의 처리문제로 지구온난화는 물론 지역 자연환경파괴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또 반자연적 기계적 악조건의 환경 속에서 닭을 키워 일상적인 항생제의 투입이 불가피하게 되고, 이는 사람에게 만성적 항생제 내성을 갖게 하는 주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한 일반 축산과 비교해 김윤수씨가 운영하는 자연농업 양계는 전혀 차원을 달리한다.

채광과 환기를 축사의 구조로 해결한다

▲ 남쪽과 천창에 문을 열어 연중 햇빛이 계사내에 들어오게 설계되어 있는 축사
ⓒ 조영상
축사의 방향을 정남향으로, 입구와 천정의 열림을 조정하여 하루 내내 자연의 햇빛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게 만들어 아주 쾌적한 계사 환경을 만든다. 햇빛은 일체 들어올 수 없게 하는 일반 케이지 양계와는 근원적으로 다른 자연농업 계사이다.

계사하면 그 계분냄새의 악취로 인해 일반인들은 도저히 접근조차 할 수 없는데 자연농업 계사는 이런 상식을 완전히 깬다. 자연의 원리를 이용한 친환경적 계사의 구조로 햇빛과 공기가 원활히 유입이 되면서 계사 내에서는 조금의 냄새조차 찾아볼 수 없다.

햇빛이 골고루 들어와 자연소독이 이루어져 인위적인 방제조차 전혀 할 필요가 없다. 냄새가 없으니 더욱 신기한 현상이 벌어진다. 그 고질적인 파리가 거의 없는 것이다. 완전개방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냄새는 물론 파리조차 볼 수 없다.

한 칸에 9평 남짓 되는 공간에 암놈이 110마리, 그리고 수놈이 8마리 정도 들어간다. 수놈 8마리면 하루에 생산되는 계란 약 85개의 수정률이 100%에 가깝게 된다. 120마리 가까이 되는 닭이 내놓는 계분의 양이 만만치 않다.

이 계분을 치워내는 데 엄청난 비용과 노력을 들이는 것이 일반적인 계사인 데 반해 김윤수씨가 하는 자연농업 계사에서는 이런 일이 전혀 없다. 정말 상상을 할 수 없는 일이다. 계분을 치워내는 일도 없을 뿐더러 계분으로 인한 악취도 전혀 없다.

닭의 계분에는 곡물 미소화분이 50% 정도 들어 있는데 이런 계분과 토착미생물이 만나면 사료로 탈바꿈한다. 계분과 바닥에 있는 토착미생물이 만나면 구수한 냄새를 내면서 발효가 일어나 바닥에서 바로 사료화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반복적으로 실시간 이뤄지면서 계분으로 인한 냄새가 사라지고 그냥 버리게 되는 미소화분을 다시 사료로 활용하는 엄청난 기회가 생긴다. 그리고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일반농가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분치우기'가 전혀 필요 없다는 것이다. 바닥의 계분은 재사료화되어 닭이 먹어줌으로 전혀 늘어나지 않게 된다.

토착미생물의 힘, 내 손안에 있다

ⓒ 조영상
▲ 닭의 털이 깔끔하다. 계분더덕된 똥닭하고 차원이 다르다. 누구나 늠름한 귀공자들 같다. 바닥은 토착미생물과 발효가 진행, 모든 계분이 재사료화되는 과정이 간단히 일어난다.
ⓒ 조영상
친환경 축산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발효제를 별도로 구입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미생물 구입비용인 만만치 않다. 그러나 김윤수씨는 별도의 발효제 구입 없이 간단히 해결한다. 자연 속에서 수백·수천년간 자연스럽게 형성되어진 부엽토(그 속에 다양한게 서식하고 있는 미생물)를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다.

부엽토 한줌을 고무통에 넣고 설탕이나 천혜녹즙을 물의 양에 1/500 정도를 넣고 서너번 저어준 뒤 하루를 보내고 나면 부엽토에 있었던 다양한 미생물들이 수십만 배 증식한다. 이것을 바로 미생물제재로 활용하는 것이다. 효과는 두말할 나위 없다. 그 많은 계분을 먹어치워 다시 고급 사료를 만들어내고 냄새와 파리를 없애는 비결, 부엽토 속 토착미생물에 있다.

계사 안에서 쾌적하고 구수한 냄새까지 나니 아이들이 두려워할 바가 없다. 때때로 개최하는 행사에서 온 아이들에게 직접 계사 안까지 들어와 알을 직접 꺼내게 한다. 단순한 행동이 아이를 바꿔놓는다.

달걀을 고정적으로 먹는 소비자에게는 필요한 유기농 야채를 함께 주거나 농장에 와서 아이들과 같이 뜯어 갈 수 있게 한다. 달걀 하나로 시작해서 그것을 먹는 소비자와 아이의 마음이 바뀌고 식생활이 변한다. 육체의 건강을 회복하고 마음이 밝아진다.

▲ 연중 수천명의 소비자와 함께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 조영상
자연양계에서 나온 계분을 이용하여 가꾼 채소는 소비자들에게 인기 최고다. 야채를 365일 파종하고 365일 수확한다 한 번에 40여종의 야채를 일상적으로 수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계분 외에 거름을 전혀 안 하고 밭갈이 전혀 안 하고 급수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한다. 무경운을 기반으로 야채를 키워보면 야채 고유의 맛이 매우 진해짐을 알 수 있다. 우리집 달걀은 야채 맛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www.naturei.net (자연을 닮은 사람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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