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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복제 사용자들 때문에 게임 출시하기가 두려워집니다. 이러다간 국내 비디오게임시장이 또다시 암흑기로 돌아갈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수년째 비디오게임을 유통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계속해서 늘어만가는 불법복제 이용자들 때문에 더이상 사업을 전개하기가 힘들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12일 오전 일명 '플스여왕'으로 불리는 국내 최고 불법복제 기술자 오 모씨가 전격 구속되며, 불법복제에 대한 관심과 비판이 관련업계 및 게이머들 사이에서 강하게 일고 있다.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플스여왕'이 잡혔다는 소식에 잠시나마 기쁨을 나타내고는 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기 때문에 이정도만으론 불법복제 문제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 비디오게임시장의 불법복제 문제는 결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불법복제는 시장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행해지고 있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그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과거 업자가 주도했던 방식과 달리, 개개인이 스스로가 불법복제를 아무런 죄의식없이 자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불법복제는 비디오게임기인 PS2, XBOX 360은 물론, 휴대용게임기인 PSP와 NDS 등을 가릴 것 없이 국내 출시된 모든 게임기에서 행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출시된 닌텐도의 휴대용게임기 NDS에서도 불법게임을 돌리게 하는 불법복제 기기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한국닌텐도를 당혹케하고 있다.

한국닌텐도는 올 초부터 장동건, 이나영, 차태현 등의 톱스타를 내세워 NDSL의 대대적인 광고를 퍼붓는 등 한국 시장 공략에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DS 불법복제기기 사용자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한국닌텐도의 이같은 노력은 물거품이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한글화된 NDS 게임들이 출시되자 마자, 인터넷상에는 똑같은 불법게임물이 바로 올라와 버린다. 불법기기만 있으면, 너무나도 쉽게 불법으로 게임을 즐길 수가 있기 때문에 NDS의 불법복제기기는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불법복제가 한사람만으로 끝나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불법복제게임물 이용자들이 정말 무서운 것은, 자기 자신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 이를 전파하기 때문에, 한사람의 불법복제 이용자가 생기면 평균 3배로 불법 이용자들이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불법복제를 자기 자신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게임기를 가진 주위 사람에게 적극 권유하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게이머는 "솔직히 불법복제 기기가 있는 것도 몰랐다. 때문에 정품 게임만 사서 즐기고 있었는 데, 친한 친구의 권유로 불법복제 기기를 알게 되서 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게임전문가 배재호씨는 "일부 게이머들은 불법복제게임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죄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비단 이들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자체가 불법물에 대한 인식이 결여돼 있기 때문에, 업계와 정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다. 소비자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국내 비디오게임시장에 미래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게임스팟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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