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벚꽃이 활짝핀 서대문 구청 뒤 안산공원
벚꽃이 활짝핀 서대문 구청 뒤 안산공원 ⓒ 김선태
책 나누어드리기 행사장
책 나누어드리기 행사장 ⓒ 김선태
오늘(14일) 아침 토요일이라서 주말 분위기가 조용하고 차분하게 펼쳐지는 날이다. 어제 불던 강풍과 황사로 뿌옇던 하늘은 언제 그런 적이 있었더냐 싶게 맑게 개고, 푸른 하늘은 화창한 봄 날씨란 이런 것이라 싶을 만큼 화사하기만 하였다.

오전 10시 정각이 다가오기 전에 서대문문인협회 회원들은 서대문구청을 지나, 안산공원을 오르는 길옆으로 유난히 환하게 피어난 벚꽃 나무 밑에 작은 테이블을 펴고 몇 백 권의 책을 펼쳐 놓았다.

많은 등산객들이 힐끔거리며 지나는 길가에 펼친 테이블 위에는 서대문문인협회 회원들의 연간집 <서대문 문학>과 장원의 회장님의 시집 <이브가 눈뜰 때>, 수필집 <갈대의 고독을 위하여>, 이상보 고문님의 여행기 <네팔 인도 돌아다니기>, 강병남 사무국장의 수필집 <문 열기 연습> 등이 놓여 있었다.

10시 정각이 되자 다섯 명의 회원들은 책을 펴들고 바쁘게 사인을 하기 시작하였다.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저희 서대문 문협에서 책을 나누어 드립니다.”

첫 손님을 맞고
첫 손님을 맞고 ⓒ 김선태
환하게 피어난 벚꽃길
환하게 피어난 벚꽃길 ⓒ 김선태
책을 나누어 주는 회원들
책을 나누어 주는 회원들 ⓒ 김선태
밀려드는 손님들로 분위기가 오르고
밀려드는 손님들로 분위기가 오르고 ⓒ 김선태
이날 행사는 문학을 애호하는 분들이 늘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서대문 문협에서 벌인 행사였다.

책을 펼쳐 놓으니 ‘이 산길에 웬 책일까?’ 싶어 다가서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회원들이 나서서 책을 나누어 드린다고 하여도 못 본 채 외면을 하고 돌아서는 사람도 있었다. 준비한 300여권의 책은 한 시간 만에 한 권도 남김없이 나갔다.

현수막을 접으면서 좀 더 많은 책들을 가지고 왔더라면 싶었다. 내년에는 한 3일 동안 회원들의 책은 물론 다른 책도 모아 이런 행사를 벌이자는 즉석 토론도 있었다.

그 한 시간 동안 책을 받아 가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우리들의 책이 많은 사랑을 받고 애독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딸을 시집 보내는 부모의 마음과 같을 것이다.

이렇게 나누어드린 책을 받아간 분들의 90% 정도가 50대 이상의 노년층이었다. 올 시간이 아니어서 청소년은 볼 수 없었다치더라도 젊은이들의 반응은 매우 섭섭했다. 어린 자녀 손을 잡고 나온 젊은 부부,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 한껏 멋을 부리고 나온 젊은 아가씨, 한창 신나는 젊은 아베크족들 중 책을 받아간 사람은 불과 10여명 정도 밖에 안 됐다.

젊은이가 오면 일부러 다가서서 책을 들이밀며 “책을 그냥 나누어 드립니다”라고 해보아도 받으려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외면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나라의 앞날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한 것은 나만의 심정이 아니었던가보다. 행사가 끝난 다음에 회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다.

우리 젊은이들은 왜 책을 외면하는 것일까? 혹시 지나친 입시 스트레스 때문에 독서라면 무조건 외면을 하게 된 것은 아닐까? 그냥 웃어넘기기엔 너무 답답하고 섭섭한 우리의 현실이었다.

윤중제가 안 부럽게 환한 안산의 벚꽃
윤중제가 안 부럽게 환한 안산의 벚꽃 ⓒ 김선태
책을 받자 마자 독서삼매경인 할머니들
책을 받자 마자 독서삼매경인 할머니들 ⓒ 김선태
온 산을 뒤덮은 벚꽃
온 산을 뒤덮은 벚꽃 ⓒ 김선태
반면 70대 할머니 한 분은 책을 받자 바로 길옆 벤치에 앉아 책을 펴들고 읽기에 열중했다.
“못 배운 한을 책으로 풀어요. 책을 읽으면 많은 걸 배워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하시는 것이었다. 이 말에 감동한 우리 회원들은 책을 더 가져오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이런 마음으로 돌아선 우리 일행에 뒤 미쳐 다른 행사 때문에 출타하였다가 달려온 김송배 본회 부회장이자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장님은 자신의 시집 <제백시>를 50여권이나 가지고 오셔서 늦게나마 나누어 드리고 싶다고 하셨다.

이에 우리는 다시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 두 시간 반 동안 오후 행사를 했다. 김 시인의 시집과 우리 회의 연간집을 나누어 드렸다. 오후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호응을 많이 받았다. 우리는 흡족한 기분으로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녹원환경뉴스,한국일보디지털뉴스,개인 불로그 등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 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 한글학회 정회원 노년유니온 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 ***한겨레<주주통신원>,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인권지킴이,꼼꼼한 서울씨 어르신커뮤니티 초대 대표, 전자출판디지털문학 대표, 파워블로거<맨발로 뒷걸음질 쳐온 인생>,문화유산해설사, 서울시인재뱅크 등록강사등으로 활발한 사화 활동 중임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