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이며 이 땅을 일깨운 시인이고 통일 운동가인, 늦봄 문익환 목사를 기념하는 시비가 도라산 역에 건립된다.
통일맞이늦봄문익환목사기념사업 이사회 주관으로 17일 마포 홀리데이인 서울에서 문익환 목사 시비 건립을 위한 추진위원회 발족모임이 개최됐다. 또, 각계인사로 구성된 9인 준비위원회와 황인성 이사를 운영위원장으로 한 추진위원회도 구성했다.
준비위원장 황인성 이사는 “문 목사 살아생전의 소원이 서울역에서 표를 끊고, 평양까지 열차로 가는 것이었다”며 “도라산역에 시비를 세우는 것은 고인의 뜻을 살릴 뿐 아니라, 그가 남긴 통일의 과제를 이뤄나가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시비 건립 취지를 밝혔다.
추진위는 6월3일을 서울역에서 출발, 도라산역에서 시비제막일식을 가질 계획이며, 5월 중에 늦봄과 함께하는 통일어울림 마당 문화행사도 한 차례 더 개최할 예정(5월중)이다.
시비는 도라산 역 부근 공원 초입부분에 설치한다. 이미 시비 건립 예정지에 대한 허가도 통일부로부터 맡았고, 전태일거리와 책테마파크, 환경시계 등에 전시 작품을 설치한 임옥상 화백이 작품을 만들기로 했다.
시비는 가로, 세로 1.8m×2.4m, 높이 1.8m의 브론즈로 제작될 예정이고 “기독교 목사였던 문 목사님과 성경에서 영감을 받은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라는 이미지를 작품에 반영할 것”이라고 임 화백은 작품 제작에 담겨있는 뜻을 설명했다.
임 화백은 ‘말씀이 춤을 춘다는 이미지를 표현하려고 애썼고, 문 목사의 이름에 욕되지 않는 좋은 작품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작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작품은 문익환 목사 살아생전에 남겼던 글귀를 이용해 땅에서 피어오르는 모습으로 형상화할 계획이며, 상단에 문 목사의 두상을 올려놓는 것이 임 화백이 계획하고 있는 작품의 전체적인 형상이다.
한편, 이날 추진위 준비위원회엔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도 참석해 ‘오늘 이렇게 많은 지인들을 만나니, 문 목사가 더 보고 싶다. 그가 살아있었다면 아마 시비에 서울에서 평양까지라는 노랫말을 넣어 달라고 했을 것 같다’며 ‘시비 건립과 함께 남북 관계가 더욱 전진할 수 있기 바란다’고 전했다.
고 문익환 목사는 1918년 만주에서 출생, 유신헌법 반대와 통일 운동 등으로 여섯차례 옥고를 치루며, 소위 '분신정국'에서 강경대 열사 등 많은 열사들의 장례위원장등의 활동으로 형집행정지 취소로 재수감 중 1992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추천되기도 했다.
그는 1993년 4월 부터 통일맞이 칠천만 겨레모임 운동 등을 제창해 오던 중 1994년 1월18일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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