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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에서 강의하고 있는 김제동씨
성공회대에서 강의하고 있는 김제동씨 ⓒ 박영후
김씨는 방송인이 되면서 아파트와 돈, 강호동, 유재석 같은 친구들을 얻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잃은 것도 많았다고 한다. 그는 "가끔 속옷차림으로 소주와 라면을 먹으며 내가 나오고 있는 텔레비전을 보면 그 모습이 진짜 나인지, 현재 방에 있는 모습이 진짜 나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며 "그것 때문에 우울증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출발할 때 모습을 자꾸 잃어버리는 것 같아 끊임없이 되새기고 있다. 그 곳이 나중에 내가 돌아갈 곳"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 김씨는 모교에 1억원을 기부해 화제를 모았으며 지난해 수재민 돕기에도 적극 나서는 등 많은 선행을 베풀고 있다. 김씨는 이에 대해 "알려지지 않게 해야 하지만 사실 칭찬도 받고 싶다. 돈을 많이 버는 만큼 혼자 욕심부리며 살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에는 단 30만원으로 여관에서 생활했다. 방송인이 되고 나서 이사도 하고, 차도 바꾸고 하면서 이제 더이상 서민 이야기를 할 자격이 없는건 아닌가 생각했다. 이렇게라도 하는 것이 마음의 짐을 더는 것이다."

등산을 좋아하는 김씨는 북한산에 자주 오른다고 했다. 산이 '신과 세월이 깍아 놓은 합작품'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안내원처럼 산의 지도를 그려 설명해주는 그의 모습에서 얼마나 많이 산을 올랐는지 알 수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산에 큰 웨딩드레스를 입혀놓고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

김제동이 학생들로부터 선물받은 앨범을 보고 있다. 이 앨범에는 학생들이 묻고 싶은 질문이 담겨있다.
김제동이 학생들로부터 선물받은 앨범을 보고 있다. 이 앨범에는 학생들이 묻고 싶은 질문이 담겨있다. ⓒ 천주희
그는 등산 일화 중 노홍철씨와 했던 산행 뒷이야기를 해줬다.

"노홍철씨와 등산을 갔다 온 이후로 산 짐승들이 없어졌다. 노홍철씨가 올라가면서 너무 시끄럽게 떠들어 동물들이 모습을 감춘 것 같다. 노씨는 담배도 안 피워서 산도 잘 탄다."

김씨는 "빨리 가는거야~"하며 노씨를 흉내내기도 했다.

김씨는 이승엽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방송인이 되기 전부터 아는 사이였고, 오랫동안 변함없이 남아준 존재"라며 "이제 내가 갚아가야 할 차례"라고 말했다. 결혼식도 내년 11월 30일쯤 이승엽 선수 시즌이 끝날 때 하고 싶다며 신부 스케줄보다 이승엽 스케줄이 더 중요하다며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날 특강 주제는 '창의력과 자기계발'. 김씨는 웃음에 관한 창의력 일화를 들려줬다.

"매형이 조카 가정통신문에 '처음 이 아이를 맡길 때는 걱정반, 두려움반으로'라고 썼다. 조카가 옆에서 그걸 보더니 갑자기 막 울었다고 한다. 그래서 왜 우냐고 물었더니 '나는 햇님반인데 아빠는 내가 걱정반인줄 알아'라고 말했다. 창의력이라는 것은 아이들에게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웃겨야한다는 부담감이 없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곳에서 그런 것들을 놓치고 살기 때문에 창의력도 점점 사라진다. 창의력은 가까운 곳에 있으며 상식이 깨질 때 발견할 수 있다."

김제동이 '웃음의 철학' 강연중 학생 두 명을 무대로 불러 올리기도 했다
김제동이 '웃음의 철학' 강연중 학생 두 명을 무대로 불러 올리기도 했다 ⓒ 천주희
ⓒ 천주희
김씨는 "가수 김광석씨가 사람은 나이에 ㄴ자가 붙기 전에 뭐든 해도 된다고 말했다"며, 20대에 다양한 경험과 도전을 해보라고 권했다.

"서른, 마흔, 쉰이 된 후에는 실패라는 너무 많은 대가가 따르지만, 20대에는 실패가 아닌 실수라서 잘못 갔을 때 돌아갈 수 있다.."

김씨는 이밖에도 사투리에 얽힌 경험담과 마이크를 잡고 긴장감 없애는 법에 대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으며 강의를 끝내고는 청중을 향해 큰절을 했다.

김제동이 말하는 '마이크 울렁증' 극복법

1. 마이크를 켜고 끌줄 알아야한다. 우리나라 마이크 60~70%의 전원이 위에 달려있고, 나머지는 마이크 밑에 달려있다. 또 무선의 경우 기계실에서 작동하는데 이런 것을 모를 경우 마이크에서 전원을 찾게 되고 당황한다. 그 순간 대중들은 불안해하고 신뢰감을 잃는다.

2. 마이크를 잡고 올바른 자세를 잡아야 듣는 사람이 편하다. 다리는 어깨 넓이로 벌리는데 만약 다리를 딱 붙이거나 다리를 쭉 벌리고 "다음 출연하실 분 나와주세요"라고 하면 우스워진다. 그래서 기본이 중요하다.

3. 마이크는 입으로부터 15~20cm 떨어진 곳에서 45도 각도로 한다. 마이크를 잘못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이크를 입에 대는 유형 - 마이크는 핫도그가 아니고 거기에 설탕을 뿌릴 수도 없다.

두 손가락으로 마이크 잡는 유형 - 노래방에서나 그렇게 잡아야 한다.

4. 마이크를 잡았을 때 왼손 처리 방법

유선 마이크 선을 잡고 계속 감는다. 사람들은 말하는 내용에 관심을 갖는게 아니라 몇 바퀴 정도 더 돌릴 것인가, 2분 지나면 선 다 되가는데 큰일 났다. 연장선을 갔다줘야하나 고민하게 된다. 선이 없을 경우 바지를 잡는다. 손 처리 방법은 간단하다. 눈이 가는 시선의 방향대로 따라가면 되고 가슴 안에 있는 이야기를 할 때는 가슴을 치면 된다. 전달하고 싶을 때는 손을 내민다 가끔 예쁜 여자 분이 계시면 계속 그쪽만 바라본다.
첨부파일
chijru_357114_1[1].MP3

덧붙이는 글 | 김제동의 '사투리 철학'을 담은 음성파일을 첨부합니다. 천주희 시민기자는 성공회대학교에 재학중이며 <오마이뉴스> 대학생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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