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위탁기관 선정과 관련한 반발이 거센 가운데 아산시를 비난하는 이민자 및 이들 가족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들은 호서대학교가 위탁기관으로 선정된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계획돼 있었던 것이며, 이를 위해 심사위원들도 아산시에 유리하게 구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위탁기관을 새로 선정해야할 이유가 충분하지도 않았는데 수혜자인 이민자들과 이들 가족들의 의견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추진됐다며, 이는 호서대를 위탁기관으로 선정하기 위한 시의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아울러 여러 의혹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이들의 이러한 불편한 심기는 최근 아산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으며, 게시판을 거의 뒤덮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는
국제결혼의 급증에 따라 결혼이민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민자들과 이들 가족의 사회 문화적 적응지원을 위한 종합적인 가족지원을 위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아산에는 지난 23일(월) 현재 130여 명의 이민자들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곳에서는 한국어 및 풍습 등 문화체험과 요리, 공예, 컴퓨터 등 사회생활 및 취업과 관련한 정착지원 프로그램을 주로 운영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
아산시는 새로운 위탁기관 선정을 위해 지난 해 11월29일 2007년도 결혼이민자가족 지원센터 선정지침을 마련하고, 지난 1월22일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운영계획안 수립했다.
아울러 같은 달 민간위탁운영 공개모집 및 선정계획 결의와 함께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민간위탁 동의안을 만들었다.
또 2월에는 아산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민간위탁운영에 따른 수탁기관 모집 공고에 나섰으며, 아산시의회 총무복지위원회는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민간위탁 동의안을 가결했다.
이후 지난 3월15일 선정위원회 구성 및 심사계획안을 결심하고, 21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아산시청 부시장실에서 심사를 가졌다.
결과 총점 680점을 받은 호서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위탁기관으로 선정됐다. 그 뒤를 이어 우리가족상담센터가 부설로 운영하는 아산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총점 673점·아산센터)와 온주종합사회복지관(총점 559점)이 2, 3위를 차지했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했다.
현재 우리가족상담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아산센터가 전국적인 수범사례로 인정될 만큼 잘 운영되고 있어 새로운 사업자 선정을 굳이 해야할 필요가 없는데 공모를 한 것과 심사위원회 구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심사위원회는 총 8명으로 구성됐는데 이중 시 공무원이 3명이며 강희복 시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심사위원이 3명이나 배정된 것을 이민자 및 이들 가족, 아산센터가 문제 삼은 것.
이들이 호서대가 위탁기관으로 선정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의문 제기… “전국 최우수기관이 왜 탈락했나?”
아산센터는 전국 최우수 수범사례로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
지난 해 여성가족부가 전국 최우수기관으로 선정했으며, 전국 위탁기관에서도 벤치마킹을 하고 있는 곳이다.
이로 인해 청와대에서까지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 주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아산센터는 더욱이 여성가족부가 향후 운영방향을 아산센터와 함께 수립할 정도라고 우수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공정하게 심사가 이뤄졌다면 탈락할 이유가 부족하다는 것이 이들과 주위 관계자들의 견해다.
반면 호서대학교는 대학이라는 이점이 있기는 이번 사업을 이끌만한 경험과 노하우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전문성으로 대학이라는 것을 내세우는 아산시의 입장에 대해 아산센터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재 아산센터 운영책임을 맡고 있는 윤애란 대표의 경우 국내에 2명밖에 없는 가족치료사고, 상담원들도 전문상담가들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관련교육을 모두 이수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이유들을 들며 강 시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6명의 심사위원들이 호서대 선정에 큰 역할을 했다고 부당함을 지적하고 있다.
아산시의회 의원들 일부도 이러한 결과에 의문을 갖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현재 아산센터는 이의 제기와 함께 여성가족부에 탄원서를 제출한 상태이며, 여성가족부는 아산시에 사업 시행 보류 공문을 시달한 상태다.
■반발·성토의 목소리
한 시의원은 “이미 오래 전부터 호서대에 맡기기 위해 일이 추진됐다”며 “수혜자들은 안중에도 없는 독단적인 결정으로, 졸속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행정의 폭거임을 강조했다.
또 다른 시의원도 “심사위원 면면을 보면 이러한 결과가 안 나올 수가 없다”며 “덧붙여 심사위원 중 한 명이호서대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이 사람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강 시장의 측근이다. 이 사람으로 인해 이번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행정 불신에 대해 비토했다.
수혜 당사자인 이민자들과 이들 가족들의 반발은 더욱 강하다.
김미화씨는 “심사의 객관성을 위해서 결혼이민자지원센터 공모에 참여한 세 기관 대표의 출신 학교를 고려해 전문적인 교수들을 심사위원으로 선정하지 않았다”는 시 담당자의 주장과는 너무나 모순되게 현재 호서대학교와 관련 있는 시의원이 심사위원으로 발탁된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또 담당자의 답변 도중 배점에서 50점 이상의 차이를 준 위원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고 밝혔다.
김안나씨는 “현 상황을 보면 아주 기본적인 사항에서부터 선정결과에 의문을 품게 된다”며 “공정한 심사와 평가를 했다면 심사배점표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김희숙씨는 현재 아산시의 결정을 보면 가장 중요한 결혼이민자가족지원사업에 대한 목적이 배제되어 있는 것 같다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사업인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전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기웅서씨는 잘 못된 행정으로 국제 결혼 이민자 가족들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며 “당사자들이 간절히 원하고 있는데 왜 이를 제지하는지 모르겠다. 현명한 결단을 내려 더 이상 이민자들과 그의 가족들의 가슴 아프게 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덧붙이는 글 | '아산투데이(http://www.asantoday.com)'에도 실렸습니다. 박성규 기자는 아산투데이신문사 소속으로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인연대)'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