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계룡산 분청사기축제(추진위원장 임미강 촌장)가 26일~29일 충남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 계룡산 도예촌에서 열렸는데, 마지막 날엔 장작불로 너구리가마에서 30시간 이상 구운 도공들의 작품을 꺼내 즉석경매에 붙였다.
이날 박우진 도공이 경매 담당자로 나섰는데, 먼저 자신의 작품인 주병을 꺼내들고 “이 병에다 소주를 부어먹으면 명주가 된다”며, “손님에게 대접하면 큰 칭찬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경매가 5만원부터 시작했지만 구매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어 계룡산 상신리 도예촌의 자랑인 17~18세기 분청자기를 재연한 작품과 전라도 옹기, 분청의기법을 가미시켜 만든 외국인 미국인 다니엘부시 작품을 경매에 붙였으나 이 작품 역시 유찰됐다. 이에 박우진 도공은 구수한 입담으로 “도공들은 밥 굶기를 밥 먹듯이 하기 때문에 유찰돼도 하나도 안 섭섭하다”고 말했다.
이날 가마 속에서 꺼낸 작품 중 가마에서 굽다가 찌그러진 달 항아리가 경매에 나왔는데, 한 구매자가 10만원에 구입해 처음으로 낙찰됐다. 또 도예촌 촌장을 맡고 있는 임미강 도공이 만든 수반은 “유약을 안 바르고 가마에 굽다보면 재가 날려 장식의 효과를 가져와, 도자기의 아름다움이 자연스럽게 배어나왔다”는 설명이 붙었고, 이후 입찰가 20만원에서 시작해, 3명의 입찰경쟁자가 생겨 25만원에 낙찰됐다.
이에 느낌이 좋다며, 박도공은 자신의 항아리인 덤벙 분청사기를 다시 경매에 올렸다. “유약을 덤벙 담갔다 꺼내서 덤벙이라며, 붉은색 반점이 생긴 것은 가마를 메우다가 황토 흙이 튀에서 이리됐다며, 도공생활 20년만에 처음 보는 작품이라며 이도자기를 집에 갖다놓으면 우렁 각시가 나와서 대우를 잘 받을 것이라”는 설명을 했고, 이에 한 입찰자가 얼른 나서 20만원에 낙찰됐다.
매년 분청자기 축제 마지막 날에는 상신리 도예촌에 20여호가에 모여 살며 작품 활동을 하는 도공들이 만든 작품을 가마에서 꺼내 시중가 30%~40%에 경매를 해왔다.
한편 이번 계룡산 분청자기 축제는 공주 국제 도자문화 교류라는 주제로 개최됐는데 영국과 캐나다, 네덜란드, 미국, 독일 등 외국 작가 5명과 국내 작가 14명이 참가하는 '국제 도자문화 교류 초대전시회'와 '국제 도자기 워크숍'이 각각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