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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5년 10월 1일 저녁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이 이명박 서울시장과 악수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허태주

한나라당이 검증모드로 들어갔다. 더불어 언론들도 일제히 '검증모드'를 작동시키고 있다.

검증모드와 관련해 16일 아침 신문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것은 <한겨레>의 '성한용 칼럼'과 <조선일보>의 박근혜 전 대표 인터뷰다. 각기 '이명박'과 '박근혜'로 대상은 달랐지만 '이명박'을 과녁으로 삼았다는 점에선 일치한다.

<한겨레> 성한용 선임기자의 칼럼은 이명박 진영으로서는 손사래를 치고 싶을 내용이다. 칼럼 제목부터가 '노 대통령을 닮은 정치인'이다. 누가? 이명박 전 시장이 그렇다는 것이다.

무엇이? 왜? 성한용 기자의 분석을 따라가 보자.

노 대통령과 이명박 전 시장, 뭔가 '통'하는 사이?

성한용 기자가 지적한 두 사람의 닮은꼴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어렵게 성장해 성공한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입지전적 인물의 특성도 닮았다. "매우 진취적인 반면 독선적인 면모도 있다."

둘째, 기질이다. "거침없이 말하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잘 준다." "'욱'하는 성질도 있다." "두 사람 모두, 맞고는 그냥 못사는 그런 사람들이다."

ⓒ 한겨레PDF
성한용 기자는 이같은 공통점에 덧붙여 두 사람 사이의 '관계'에 주목했다. 즉, 이들은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서있는 데도, 지금까지 싸운 일이 별로 없다."

"버스 전용차로 도입시 비판 여론이 일자 노대통령이 초기에는 혼란이 있기 마련이라며 이 전 시장을 감싼 것"과 "이 전 시장이 <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는 책에서 노대통령의 지지 발언으로 청계천 복원 착공을 할 수 있었다고 기록"한 데서 보듯이 두 사람은 "뭔가 서로 통하는 사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물었다.

"내년 2월 25일 닮은꼴의 두 정치인이 대통령직을 주고받는 장면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런 상황은 우리 국민에게 축복일까? 아니면 불행일까?"

어쨌든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진영으로서는 오늘 아침 가장 '끔찍한 칼럼'을 접했을 수 있다. 아마도 이 칼럼을 보고 "아니, 누가 누구를 닮았다고?"하며 분통을 터트렸을 사람들도 꽤 될 것 같다.

'검증논란'에 불붙인 <조선>, 배팅 나섰나?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도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진영으로서는 '성한용 칼럼' 만큼이나 '불유쾌'하기는 마찬가지일 듯싶다.

박근혜 전 대표 인터뷰 내용으로 뽑은 1면 기사 제목은 '박근혜 "나부터 철저히 검증해 달라"'다. 이명박 진영이 가장 피하고 싶은 '검증 문제'를 1면 머리기사와 한 면 을 털어서 인터뷰 기사로 쟁점화 했다.

'성한용 칼럼'을 먼저 본 이명박 캠프 사람이라면 "아니, <조선일보>까지 왜 이래?"라는 말이 절로 나올지도 모르겠다.

ⓒ 조선PDF
경선 규칙을 둘러싸고 박근혜·이명박 두 주자가 결별 위기로 까지 치달을 때 <조선일보>는 철저하게 '양비론'으로 일관해왔다.

지난 14일자 사설에서는 두 사람을 지칭하면서 '박씨' '이씨'라고 마구 부르기도 했다. 이명박 전 시장의 '14일 선언'이 있고 난 뒤 칼럼이나 사설은 다시 '박씨' '이씨'에게 '전 대표' '전 서울시장'이란 전직 직함을 붙여주기는 했다.

그런 <조선일보>가 '이명박'보다 '박근혜'를 먼저 인터뷰하고 이명박 진영이 가장 피했으면 하는 '검증논란'에 앞장서 불을 붙였다. 배팅에 나선 것인가? 뭐라 하기에는 아직은 섣부르다. 지켜보자.

어쨌든 <한겨레>와 <조선일보>, 양 끝단의 '신문'들로부터 불의의 일격을 받은 이명박 캠프에서는 오늘 내내 '험한 말'들이 많이 쏟아질 것 같다.

#백병규의 미디어워치#한겨레#미디어워치#이명박#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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