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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하나의 상징이 있었다. 분단으로 야기된 많은 기다림과 유보와 고통의 감내 그리고 이에 따른 많은 사회,경제적 비용이다. 그 상징의 요체를 우리는 녹슨 철마로 기억하고 있다. 월정리의 앙상한 잔해로 기억되던 우리의 분단과 아픔의 상징이 이제 서서히 새로운 싹으로, 연초록의 잎새로 피어나고 있다. 오늘 우리는 지난 55년의 긴 단절의 시간을 넘어 작은 한 불빛으로, 한 희망으로 선을 연결하는 역사의 새 장을 열고 있다.
남북간 경의선ㆍ동해선 철도을 연결하고 그 시험운행을 하는 오늘은 남북관계의 큰 진전을 상징한다. 한국전쟁 중 끊어졌던 남북의 혈맥이 다시 이어지며, 바람과 느낌이 오고가는 단초가 열린 것으로서 의미가 크다. 또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중점 추진된 3대 경제협력사업 가운데 개성공단 개발, 금강산관광에 이어 남북 철도연결도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남북 철도연결공사에 투입된 인적·물적 자원투입 규모도 상당하다. 우리 측에 참여한 연인원만 7만3900여 명에 달하며 투입한 재원은 남북 합쳐 5454억100만원 규모다. 2002년 말 경의선 철도공사는 마무리됐지만 북측은 군부 반발, 북측 구간 역사건설 미비 등의 이유를 내세워 합의를 무산시켰다.
남북간 철도가 이어질 경우 물류비용이 5분의 1 이하로 줄어드는 것은 물론 수송기간도 3분의 1 이하로 대폭 단축된다. 교통연구원은 인천항에서 북한 남포항까지 배를 통해 물자를 수송하면 7일에서 10일이 소요되며 비용도 1TEU당 720달러가 드는 반면 철도를 이용할 경우 하루에서 이틀이면 족하며 비용도 1TEU당 132달러로 588달러가 절약된다고 밝혔다.
현재 남북 간 수송수단별 물자수송현황을 살펴보면 선박이 96.1%(1630만5856t)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차량이 나머지 3.9%(65만5830t)를 담당하고 있다. 남북철도의 부분적·단계적 개통을 통해 개성공단 생산품 수송,북측 근로자 통근 등 개성공단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며, 대륙철도(TSR, TCR, TMR, TMGR. TKR 등)와의 연결을 통한 ‘동북아 물류 거점 구축’이라는 비전 제시가 가능하다. 한반도가 동북아 물류 축의 ‘기착점’이자 ‘종착점’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요즘 논의가 가열되고 있는 한일해저터널과의 연계로 유라시아 물류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남북철도의 연결은 단순히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유라시아의 중요한 물류의 변화계기를 제시하는 사건이다. 대륙횡단철도의 중요 출발점으로 또 태평양과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교두보로서 한반도의 비전과 전략이 제시되어야 한다. 한반도는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연계하는 물류의 교두보로서 위상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우리가 남북철도의 연결을 계기로 유라시아 물류중심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동아시아물류중심국으로서의 비전의 정립'과 이를 위한 세부전략들에 대한 실질적인 준비와 대안마련이 시급하다. 그 전략대안들로는 관련국간의 협력채널 가동, 국제분쟁조정기구 설립, 국제간 화물운송 협정체결, 국제운송협정 공동가입(국제철도운송협정(SMGS)/국제여객운송협정(SMPS)/ 국제철도화물운송협약 (CIM))과 국제 물류,철도관련 전문가의 확보와 인접다학문간의 공동연구, 운송/통과요금의 적정화, Sea/Air/Train/Land화물의 연계운송 System 구축 역사 복합물류시스템 개발, 화물의 유치방안 마련, 탄력적 가격, 운임제 도입, 화물추적 서비스 구축, 동서화물의 불균형, 화차의 규격조정, 철도괘도차이극복기술, 중,장기적으로 북한철도의 획기적 확충과 전철화, 국제철도의 신호체제 통일/조정, 전기철도의 전기방식등의 조정,통일 등에 대한 검토와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우리 내부의 전향적 자세와 멀리 보는 시각, 상호협력적 분위기 등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일보(2007.5.21)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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