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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띠나 평택 사건을 통해서 쉽게 엿볼 수 있는 것은 우리 사회 이주여성노동자의 현실과 성폭력에 대한 일반의 시각이다. 우리 사회의 이주여성노동자들은 평균 주 노동시간이 57.46시간으로 법정노동시간을 훨씬 초과하는 과도한 노동을 하고 있으면서도, 공장이나 직장 등에서 성희롱이나 성폭력 등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이주노동자는 현재 40만 정도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중 35∼37%를 여성으로 본다. 아시아 지역 이주여성이 전체 아시아 이주민의 65∼75%라는 통계에 비추어 보면 우리 사회의 이주여성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아시아 타지역의 절반 정도다.
특이한 것은 중동을 비롯한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홍콩 등지에서 이주여성들은 대부분 가사 노동자로 일하는 데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54.3%가 공장노동자로, 18.5% 식당일, 11.7% 가사노동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통계는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절반 이상의 이주여성 노동자들이 남성 노동자들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그러한 이주여성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2003년 외국인이주노동자 실태조사, 국가인권위>에서 '사업장 내에서 성폭력(강간)을 당한 경험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자 520명 중 12.2%가 '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폭력은 민감한 사안으로 피해여성 상당수가 드러내기를 꺼려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더 많은 피해 여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같은 조사에서 성희롱 가해자의 45%가 직장상사, 43%가 한국인 직장동료라는 점은 이주여성 노동자가 가정을 꾸린 여성이든 아니든 손쉽게 건드릴 수 있고, 건드려도 되는 여자쯤으로 생각하고 치근대는 직장 동료들이나 주위 사람들로 인해 단순히 이주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힘든 타국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런 면에서 이주여성 노동자들의 형편을 정확하게 그려냈다고 보는 박재동 화백의 삶의 무게라는 제목의 삽화가 결코 과장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