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신 : 30일 밤 11시] "통일부의 대응 방식에 깊은 유감"
통일부 기자단은 30일 밤 10시30분 <중앙일보> 프레스센터 출입제한 조치에 대한 깊은 유감의 뜻을 담은 성명을 작성해 통일부 쪽에 전달했다.
성명 내용은 다음과 같다.
통일부 출입기자들은 30일자 중앙일보의 '필요할땐 써먹고 불리할땐 없앤다?' 제하의 기사와 관련, 통일부의 대응 방식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통일부 출입기자들은 해당기사의 시각과 무관하게 통일부가 반론보도 청구 등 상식적인 절차없이 중앙일보에 대한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 프레스센터 출입금지를 포함한 일체의 취재편의 제공을 하지않겠다고 통보, 사실상 취재제한 조치를 내린데 대해 우려의 뜻을 밝힌다.
통일부 출입기자들은 이같은 사례의 재발방지를 통일부에 강력히 요청한다.
통일부 출입기자 일동
[2신 : 30일 오후 4시 50분]
통일부 기자단, 항의성명 내기로
통일부가 <중앙일보>에 대한 취재 편의 제공을 거부하기로 한 가운데 통일부 기자단은 30일 2차례에 걸친 회의 끝에 이번 조치에 항의 또는 유감을 표명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통일부 기자들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회의를 열고 이번 조치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 과정에서 의견은 크게 두가지로 갈렸다.
첫째는 이번 통일부의 조치는 최근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 및 기자실 통폐합 움직임에 따른 대응이라는 것이다.
<중앙일보> 기사에 문제가 있으면 언론중재를 신청하거나 소송을 제기하면 되는데 프레스센터 출입을 금지한 것은, 앞으로 마음에 들지않는 기자나 언론사에 대해서는 취재거부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는 것이다.
둘째는 이번 사건은 통일부와 <중앙일보>라는 개별사 간의 문제로 기자단 전체가 공동 대응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이들은 이번에 문제의 기사를 쓴 기자가 과거에도 통일부와 여러번 마찰을 겪었던 사례 등을 들며 기자단 전체가 대응할 문제는 아니라는 견해를 보였다.
한 기자는 "솔직히 <중앙일보>의 기사도 마음에 들지 않고 통일부의 조치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회의에서는 첫번째 의견이 두번째 의견보다 두 배 정도 많았다. 그러나 1시간이 넘는 갑론을박에도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통일부 "<중앙> 기자들 프레스센터 출입은 막지 않겠다"
결국 통일부 기자실 간사단은 공보실 쪽에 "이번 통일부의 프레스센터 출입 제한은 과하다는 입장으로 기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는 뜻을 전달하면서, 통일부가 이번 사건을 통일부와 <중앙일보> 사이의 문제로 보는지 아니면 최근 참여정부의 취재선진화 방안으로 하나로 보는지를 문의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공보실 관계자는 아침에 언급했던 내용을 다시 반복했다.
그는 "오늘 사건은 통일부와 <중앙일보> 사이의 문제"라며 "<중앙일보> 기사가 통일부의 일부 비용이 프레스센터에 들어가고 취재 편의를 제공한 것을 문제삼았기 때문에 <중앙일보>에 취재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답했다.
"<중앙일보> 기자의 프레스센터 출입을 막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 당국자는 "그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겠다는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명분은 고수하되 현실적으로 취재 제한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실제 <중앙일보> 기자들은 이날 오후까지 프레스센터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다.
오후 3시 통일부 기자들은 다시 회의를 열었다. 통일부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본 기자들은 다시 1시간 정도의 논란을 벌였다.
이번에는 통일부 기자들 전체 차원에서 공동으로 성명을 낼 것인가 아니면 원하는 언론사만 참여해서 성명을 낼 것인가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의견은 모아지지 않았고 결국 무기명 투표를 한 결과 공동성명을 내자는 의견이 2배 가량 많이 나왔다.
[1신 : 30일 오전 10시 5분]
통일부 "장관급 회단 동안 <중앙>에 편의 제공 않겠다"
통일부는 30일 "기자실 축소·폐지를 추진하겠다던 정부가 21차 남북 장관급 회담을 위해서는 대규모 프레스센터를 개설해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한 <중앙일보>에 대해 이번 회담 기간 동안 모든 편의 제공을 거부하기로 했다.
<중앙일보>는 30일 3면에 '정부, 장관급 회담 열리자 대규모 기자실 개설, 필요할 땐 써먹고 불리할 땐 없앤다?'라는 제목의 기사
(☞ 전문 보기)를 내보냈다.
<중앙일보>는 "정부가 이번 남북 장관급 회담을 위해 그랜드힐튼 호텔 3층 다이아몬드홀에 96평 규모에 150명의 내외신 기자를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프레스센터를 개설했다"며 "회담 취재를 통일부 기자단에 맡기고 상주기자만을 대상으로 비공개 브리핑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프레스센터는 매체별로 명패까지 만들어 국정홍보처가 기자실 폐단의 핵심으로 내세워 온 지정좌석제를 그대로 유지했다"며 "통일부는 29일 북한 대표단의 도착과 환영만찬, 30일 첫 전체회의와 외부 참관 등 북한 대표단의 주요 일정 취재를 상주 기자단에게 일임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정부가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홍보에는 기자단과 기자실을 적극 활용하려 하면서 불리하다고 판단할 때는 폐지 대상으로 몰아붙이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기자실을 '기자들이 죽치고 앉아 기사 담합을 하는 공간'으로 폄하해 온 정부가 남북 행사 취재에는 기자단을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기사와 관련, 김남식 통일부 공보관은 "프레스센터 개설은 취재를 위한 편의 제공으로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과 아무 상관없는 일"이라며 "국민적 관심사에 대한 취재 지원은 정부가 계속 해왔던 일이고 앞으로도 이런 취재 지원에 대한 편의 제공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공보관은 "그런데도 정부가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중앙일보>가 왜곡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취재 편의 제공을 이중적이라고 비판한 <중앙일보>에 대해 이번 장관급 회담 기간 중 프레스센터 이용 등 일체의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결정은 통일부가 자체 판단한 것으로 국정홍보처가 결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이번 장관급회담에 통일부 상주 기자를 포함한 2명이 취재 신청서를 제출해 2석의 지정 좌석을 받았다.
그러나 통일부가 취재편의 제공 거부를 밝힌 뒤에도 중앙일보 기자는 프레스센터를 출입했으며, 통일부도 이를 물리적으로 저지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