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21차 남북장관급회담이 결국 쌀 문제에 부닥쳤다.
북한 권호웅 단장은 31일 오후 2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수석대표 접촉에서 40만t의 쌀 차관 제공 합의의 이행이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고 고경빈 회담 대변인이 밝혔다.
고 대변인은 "이재정 장관은 쌀 차관 합의를 신의로써 이행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차관 합의 이행에 있어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남북은 지난 4월 13차 경협위 회의 때 5월 말 쌀을 실은 첫 배를 출항시키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2·13 합의 이행이 지연되면서 남한은 쌀 지원을 미루고 있다.
고 대변인은 "우리측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쌍방이 함께 방법을 찾자고 말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북한 권호웅 단장은 전날인 30일 오후 열린 수석대표 접촉에서 2·13합의 이행 지연으로 대북 쌀 차관 제공을 유보한 남한의 방침에 대해 "합의된 약속은 약속대로 지켜야 한다"고 밝혔었다.
결국 북한은 30일에는 쌀 차관 제공 이행을 촉구했으나 31일에는 본격적인 이의제기를 하면서 이번 장관급 회담의 주요 의제로 제기한 셈이다.
"쌀 차관 논의 때문에 다른 문제 논의가 지연되고 있거나 막히고 있나?"라는 질문에 대해 고 대변인은 "아직 그런 판단을 하기는 속단이라고 생각한다, 수석대표 접촉 종료 뒤에도 계속 후속 접촉을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남북은 아직 공동보도문은 교환하지 않았고 국책연구기관관 공동회의와 관련한 논의에 있어서도 아직 진척이 없다"고 밝혔다.
결국 북한이 쌀 차관 문제에 대해 본격 이의를 제기하면서 사실상 다른 의제들은 전혀 논의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