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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학교(포항에 위차한 한동대학교) 기숙사 복도를 지나다가 충격에 가까운 모습을 발견했다. 바로 찢어진 한 장의 연습장에 적힌 양심이 듬뿍 담긴 글,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귀한 2천원이었다. 한 동안 멍하니 서서 이 장면을 바라보다가 가슴이 뭉클해짐을 즐기고 있었던 기억이 희미해질 적 쯤, 엊그제 학교 도서관에서 비슷한 장면을 목격하였다.
이래서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고 그러는 걸까? 양심이라는 단어가 희미해져 가는 요즘, 세상이 구겨질 때로 구겨져 사람들의 한 숨이 하늘을 시커멓게 뒤 덮는 이 시대에 이런 장면은 살아가는 의미를 자극하는 청량제가 되어 준다.
우리는 이 2천원에서 어떠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듯하다. 적어도 이 글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대학생임은 분명할 것이고 이 청년이 사회에 나아갔을 때도 분명 그 사회 속에서 맑은 청량제 역할을 해 줄 것을 의심치 않는다.
우리 각자를 되돌아 볼 때, 내 양심이 얼마나 시커멓게 더러워져 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혹 더러워진 자신의 양심과 마주하게 된다면 주저 없이 싹싹 깨끗이 씻고 빨아서 다시금 뽀송뽀송하게 만들어 봄이 어떨까? 그러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는 아마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