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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돌기둥으로 이루어진 영실기암
다양한 돌기둥으로 이루어진 영실기암 ⓒ 김정수

한라산은 지질학상 신생대 제4기에 화산분출로 생성된 휴화산으로 대부분이 현무암으로 덮여 있다. 산마루에는 분화구였던 백록담(1950m)이 호수를 이루고 있다.

백록담 순환등산로 1.3km 구간은 자연휴식년제로 인해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성판악과 관음사에서 올라 만나는 정상인 동능을 통해서만 백록담을 바라볼 수 있다.

영실휴게소에서 윗세오름으로 이어지는 영실등산로는 3.7km 거리로 한라산의 주요 등산로 중 가장 짧은 구간으로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많은 볼거리들로 가득해 산을 오르는 내내 지루하지 않다.

대한민국에서 산에 오른다고 하면 정상까지 올라도 1000m가 안되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영실등산로는 출발지점이 벌써 해발 1300m에 이르는 높이인지라 한여름에도 추위가 느껴질 정도다.

영실등산로와 뒤로 보이는 백록담
영실등산로와 뒤로 보이는 백록담 ⓒ 김정수
영실등산로 구간은 영화 <바람의 파이터> 촬영지이기도 하다. 최배달(양동근 분)이 입산 수련 중 눈덮인 산길을 뛰어올라가는 장면, 료코 아들 도모야를 지게에 메고 산을 오르는 장면 등이 촬영되었다.

휴게소를 지나 산을 오르다 보면 이내 영실소나무숲이 반긴다. 서귀포시 하원동 일원에 자리한 이 숲은 2001년에 ‘제2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22세기를 위해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우수상을 수상한 곳이다. 빼곡히 늘어서 나무들로 인해 등산로 주변조차 햇빛이 거의 비치지 않는다.

나무로 된 계단 양 옆으로 다양한 활엽수들이 죽 늘어서 있어 푸르름을 자랑한다. 소나무숲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상은 소나무보다 활엽수들이 주변을 더 많이 채우고 있어 가을에 이곳을 찾으면 멋진 단풍을 만날 수도 있다.

울창한 숲길을 지나면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만나게 된다. 두 손을 모아 물을 떠서 잠시 목을 축인 후 길을 나서면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바위들이 늘어서 있다.

영실기암이 한라산의 빼어난 자태를 더욱 빛내고 있다. 500여개에 이르는 돌기둥이 산줄기에 솟아있어 웅장함이 하늘을 찌른다. 마치 수백개의 아라한이 서 있는 것 같다고 해서 오백나한이라고도 불린다.

영실등산로 주변의 신록과 백록담
영실등산로 주변의 신록과 백록담 ⓒ 김정수
영실기암을 지나서 만나는 등산로는 나무판을 이어붙여서 흙을 밟지 않고 지나도록 되어있는데 윗세오름까지 이런 길이 계속 이어진다. 등산객들에 의해 토양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등산로 양옆은 목책으로 막아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며 바라보는 주변 경관이 시원스럽다. 양 옆으로 드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으며, 등산로 위쪽에 백록담이 우뚝 솟아 하늘을 호령한다.

등산로 왼쪽에는 불래오름(1374.2m)과 이슬렁오름(1352.6m)이 내려다 보인다. 백록담을 바라보며 길을 재촉하다 보면 이내 병풍바위에 도착한다.

노루샘 주변의 능선에서 만날 수 있는 노루
노루샘 주변의 능선에서 만날 수 있는 노루 ⓒ 김정수
다시 20여 분을 더 가면 노루샘이다. 해발 고도 1600m가 넘는 곳에서 맑은 샘물이 솟아나는 게 신기할 정도다. 물을 받아서 한 모금 넘기면 가슴속까지 시원함이 밀려온다.

이 주변이 야생노루 서식지이다 보니 노루샘으로 불린다. 등산객이 별로 없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는 노루가 지나다니는 모습을 만날 수도 있다. 필자가 노루를 만난 것도 윗세오름에 올랐다가 내려오던 오후 4시 40분경이었다.

노루샘에서 드넓은 초원을 눈으로 감상하고 10여분을 더 가면 풍향계와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만나게 된다. 그 바로 옆이 윗세오름이다.

영실휴게소 주변에서 쉬고 있는 등산객
영실휴게소 주변에서 쉬고 있는 등산객 ⓒ 김정수
하지만 윗세오름에 직접 오를 수는 없고, 사진촬영에 만족할 수밖에 없다. 윗세오름 위쪽으로 백록담이 눈앞에 펼쳐지지만 이곳 역시 자연휴식년제로 인해 통제되고 있다. 윗세오름에서 서북벽 구간이 1.3km, 남벽 구간이 1.9km로 출입제한구역이다. 윗세오름휴게소에서 잠시 휴식하면서 아쉬움을 접어야 한다.

휴게소는 통나무로 만들어져 있어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이곳은 한여름에도 추위를 느낄 정도로 바람이 심하므로 점퍼나 긴소매 티셔츠를 챙겨서 산에 오르는 것이 좋다. 윗세오름은 정상 부분이 상당히 완만하다. 능선이 거의 직선에 가까워서 산 정상에서 수평선을 만난 듯한 느낌이다.

하산길은 어리목 등산로로 잡는 것이 좋다. 4.7km로 약 2시간이 소요된다. 오름샘, 만세동산, 사제비동산, 사제비샘, 송덕수 등의 볼거리가 자리하고 있다.

문의 : 한라산국립공원 영실관리소 064-747-9950

영실휴게소 바로 윗쪽에 자리한 윗세오름
영실휴게소 바로 윗쪽에 자리한 윗세오름 ⓒ 김정수

추천 숙소: 제2산록도로(1016번 지방도)변의 핀크스골프장 인근에 자리한 동광휴양펜션이 한라산의 정취를 느끼며 여행하기에 좋다. 야자수가 우거진 7000평의 대지에 20평형, 37평형, 40평형의 객실이 들어서 있다.

단지 내에 사계절 체험농장, 캠프파이어장, 바비큐그릴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골프 그린을 갖춘 칲삿연습장과 50m 퍼팅코스도 있어 골프를 겸한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주변에 농가조차 전혀 없어 조용한 가운데 별자리를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다.

문의 : 064-792-8888, 홈페이지 http://www.pension.jeju.kr

인근의 서귀포자연휴양림(064-738-9544)의 숙소인 숲속의집을 이용할 수도 있다.

교통정보:

[자가운전] 제주시내에서 99번 국도(1100도로)를 타고 서귀포 방면으로 간다. 영실삼거리에서 영실방면으로 좌회전한다. 2.5km를 달리면 영실매표소가 나오고, 2.5km를 더 가면 영실휴게소가 나온다. 휴게소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대중교통] 제주시외터미널과 중문에서 영실행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제주에서 1시간 소요. 중문에서 30분 소요. 문의 : 제주 시외버스 운영위원회 064-753-3242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BS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한라산#영실등산로#윗세오름#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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