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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과 6월 사이, 고려대에서만 한미FTA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주최하는 강연회와 토론회가 수차례 열렸지만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학생들의 이동이 가장 잦은 중앙도서관 앞 게시판에 "한미FTA,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설문 형태의 대자보가 붙었지만 그것 역시 학생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게시 시한이 지나 철거될 때까지도 대자보 설문에 붙어 있는 스티커는 채 100개도 되지 않았다. 대학생들에게 특히 중요한 비정규직 양산과 청년실업, 교육개방 같은 의제들은 스티커에서조차 외면받았다.
지난 4월 2일 타결 이후 정부를 비롯한 한미FTA 추진세력들은 기세등등하게 기만적인 여론몰이를 계속하고 있지만, 1년 넘게 전사회적으로 일어났던 한미FTA 반대 흐름은 한 노동자의 죽음을 통한 절규에도 조금씩 잠잠해지고 있다. 대학에서 언제 한번이라도 반FTA 정서가 크게 불타 올랐던 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공백으로 가득했던 대자보가 일주일만에 철거된 뒤 비어 있는 게시판을 보고 있으려니 드는 생각이 있다.
'도마' 위에 올라보기도 전에 냄비 속에 '풍덩'하고 던져진 찌갯거리 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