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병을 앓고 있는 초등학생이 근육병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국토종단 대장정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근육이 점점 쇠퇴해 가는 '근이영양증'이라는 희귀 근육병을 앓고 있는 배재국(11·대전 옥계초교 3년)군은 지난 13일 아버지 배종훈(41)씨와 함께 부산역을 출발해 서울시청까지 25일간 걸어서 전국 곳곳을 누빈다.
배씨 부자(父子)는 국토종단 대장정에 이르는 곳마다 홍보전단을 나눠주며 근육병에 대한 관심을 유도했다.
두 사람은 국토종단 이틀째인 14일 오전 9시20분께 우천 속에서도 자원봉사자 10여명과 함께 경찰순찰차 호위를 받으며 진해 용원초등학교를 출발했다. 10km를 걸어 2시간여 만에 진해 웅천초교에 도착한 배씨 부자는 이 곳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오후 1시40분 웅천초교를 출발한 이들 부자의 국토종단에 자원봉사를 신청한 푸르덴셜생명 임직원들이 코스별로 나눠 혼다에서 제공한 자동차 2대로 호위에 나섰다. 오후 3시께 진해시청 앞을 지날 때는 김철 진해시청 주민생활국장을 비롯한 시 직원 20여명이 나와 이들의 대장정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후원금을 전달했다.
진해교육청 앞을 지날 무렵에도 정윤영 교육장이 직원들과 직접 나와 후원금을 전달하며 '근육병 환아를 위한 희망의 국토 종단'을 무사히 마치도록 기원했다.
아버지 배씨는 10분간 쉬는 짧은 시간에도 재국이의 근육을 풀어주며 자식을 아끼는 마음을 그대로 보여줬다.
배씨는 "이 종단을 위해 충분히 연습했지만 힘든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종단을 통해 근육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그동안 이웃들에게서 받은 도움과 사랑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배씨의 3남매는 모두 병을 앓고 있다. 첫째딸 은비(13·중1)는 뇌종양으로 투병중이고, 막내딸 예림(9·초교3)이는 코와 입이 틀어지고 더 이상 자라지 않는 '반안면 왜소증'을 앓고 있다.
이들 부자는 사흘째인 15일 진해를 출발해 마산-함안-의령-고성-함양을 거쳐 전북으로 향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민아이뉴스와 경남매일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