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심상기 회장님? 전 개인적으로 심 회장님을 뵌 적이 없는 평범한 주부입니다. 20일, 길거리 단식 3일째인 정희상 위원장과 김은남 사무국장의 얼굴을 보러가느라 회장님께서 살고 계신 동네를 처음 가봤을 뿐이거든요.
하지만 회장님은 언론계에 <시사저널> 기자들보다 더 먼저 발을 들이신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한때는 <시사저널>을 한국의 <타임> 지로 만들어 보겠다는 야망을 펼치기도 하셨다고요.
지금은 왜 그리 쉽게 그 야먕을 접으셨으며 언론의 역할에 대해 어떤 생각을 품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다만 적어도 한때는, 소신을 가지고 기사를 쓰겠다는 지금의 <시사저널> 기자들과 같은 순수한 열정을 마음에 품고 계셨으리라 믿고 싶은 독자입니다.
심지 굳은 지금의 <시사저널> 기자들과 함께라면 한국의 <타임> 지 분명 만드실 수 있습니다. 베테랑 언론인께서 평범한 주부의 눈에도 그렇게 밝게 보이는 길을 두고 왜 자꾸 곁길로만 가려 하시는지요?
이제 두 돌도 채 안 된 아이를 집에 두고 거리에서 3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김은남 기자를 보십시오. 1년 전만 해도 심 회장님 계열사인 <시사저널>의 가족이었고, 언론계 후배였지요. 그런 그가 30도가 웃도는 땡볕이 내리쬐는 시멘트 바닥인 길거리에서 밤을 새웁니다.
전 회사 직원이며 언론계 후배들이 거리에서 단식과 함께 밤을 새우는데 심 회장님께서는 시원한 냉방이 설치된 편안한 자택에서 밤마다 잠이 잘 오십니까? 저는 이런저런 이유로 단식이라는 마지막 방법을 선택해야만 하는 분들의 소식을 매스컴을 통해 접할 때마다 너무나 미안하고 죄스럽다는 생각이 조금은 들거든요.
단식 3일째인 그들을 만나러 갔는데 '우리출판 살리기 결의 대회'를 해야 한다면서 피켓과 플래카드까지 마련해 온 심 회장님 회사 직원들이 다녀가더군요.
심 회장님 회사 직원들이 그렇게 좋은 의도인 결의 대회를 사무실이나 많은 이들이 모인 공적 장소가 아닌, 사람들도 다니지 않는 회장님 댁 앞, 그것도 지금 <시사저널> 노조 위원장인 정희상 기자와 김은남 사무국장이 앉은 바로 그 자리에서 여는 건 무슨 이유에서일까요.
전 단순한 아줌마 독자지만 그 코미디 같은 현장을 보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그저 방해를 위한 코미디란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너무나 분명한 해법인 '결자해지'라는 공식에만 충실하셔도 충분히 풀 수 있는 매듭을 끌어안고, 길이 아닌 길을 굳이 고집하시는 이유를 독자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언제까지 2돌이 채 안 된 아이의 엄마를 땡볕 속에서 물만 마시게 하시려는지요? 이제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심 회장님께 자식을 키우는 엄마의 입장으로 부탁 말씀을 올립니다.
김은남 사무국장을 제발 아이에게 돌려주십시오. 거리에서 밤을 새우는 그들을 일터와 가정으로 돌아가도록 해 주십시오. 곁에서 보는 독자로 지금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이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