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인구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섬 지역 보건의료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 전문 인력 배치 못지않게 의료장비 선진화, 질병 예방과 응급의료, 운동을 통한 재활치료 프로그램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은 여수시민협이 지난 21일 협회 사무실에서 개최한 '도서지역 보건의료 서비스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나왔다.
이날 토론회는 나백주 교수(건양대 의대)의 '도서지역의 효율적인 보건의료 시스템 구축' 주제발제에 이어 강석득 과장(여수시 보건위생과)ㆍ송재향 의원(여수시의회)ㆍ최현숙 간호사(여수시 화정면 개도보건지소)ㆍ김용철 이장(여수시 화정면 여자도)의 지정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도서지역 의료 평등권 차원에서 접근해야"
나백주 교수는 주제발제에서 "도서지역의 입체적 체계적 보건은 아주 미약한 실정이다. 사람 몇 안사는 섬에 의료시설 투자를 하기보다 많이 사는 곳에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소개하고. "이는 경제 효율성 차원보다 평등권 차원에서 도서벽지도 도시처럼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 교수는 특히 "섬은 교통 접근성, 응급의료와 전문의 진료, 예방사업 및 일차 진료 서비스, 인력의 문제 등이 있다"고 진단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질병 예방과 응급의료 및 운동을 통한 재활치료 프로그램 확보, 보건의료원 설립, 도서지역 보건지소의 기능강화, 민간의료시설의 순회 서비스 연계 제공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나백주 교수는 아울러 "TV 프로그램에서 도서지역 노인들을 위한 치료 활동을 펼치는 것을 보고 의사로서 부끄러웠다"면서 "의사들이 도서벽지에 대한 애정을 갖게끔 섬의 의료 체험 등을 교육과정에 포함시키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건사업비 예산, 용역비 48억 원보다 못한 '14억원'
지정토론에서 강성득 과장은 "도서지역에 만연된 만성퇴행성 질환자 관리를 위해 한의사를 배치하고, 운동·영양·금연·절주 실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방문보건사업의 강화를 통해 도서지역의 서비스 질 제고를 강화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송재향 의원은 "올해 여수시 일반회계 8천여억 원 중 국·도비를 제외한 시 자체 예산 1424억원 가운데 보건사업비가 14억 원으로, 낭비성 성격이 짙은 용역비 48억 원보다 못한 현실이다"면서 "의료장비와 거동불편 노인들을 위한 차량 배치 등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섬 노인들, 뼈 부러져도 파스 바르고 넘겨…X-RAY 등 필요
최현숙 간호사는 "지난 해 섬으로 발령받아 서운한 마음을 갖고 부임했지만, 어디 한군데 성한 데가 없는 노인들을 대하다 보니 사명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면서 "노인들이 바다 일을 하다보면 부러지는 데가 많은데도 파스 바르고 넘기는 실정으로 X-RAY 장비 등 의료 장비의 선진화가 절실했다"는 체험담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김용철 이장은 "정부가 시행하는 의료사업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면서 "인구 고령화로 인한 근골격계질환 등을 치료하기 위한 물리치료기 등 장비 확보로 도서지역의 만성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 모색"을 제안했다.
한편, 질의응답에서 한창진 전남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는 "여수 인근의 여러 섬을 방문해 보니 보건소와 출장소가 따로 있어 차량, 사무실의 운영·관리 효율화를 이룰 수 없었다"면서 "행정 효율성을 위해 통합 운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함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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