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보수 개신교 목사들의 이명박 후보 지지가 구체화되는 신호탄인가. 대통령선거를 6개월 앞두고, 일부 목사와 단체가 교회 장로인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자신이 담임으로 있는 교회 홈페이지에 이명박 후보 공식 팬클럽 사이트 배너를 싣는 등 '커밍아웃'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기독교개혁운동(한기운·대표 한성진 교수)은 6월 2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기운이 6월 21일 성명서를 발표한 이유는 6월 22일부터는 공개적으로 후보를 지지하는 입장을 발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기운에는 강길수 목사(양문교회), 송태흔 목사(동안교회) 등 목사들과 이승구 교수(국제신대) 등 신학교 교수들이 포함돼 있다. 한기운의 고문으로 있는 이수영 목사(새문안교회)는 '개인적으로는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지만,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성명서 발표에서는 이름이 빠졌다.
한기운은 "시대를 비추는 희망의 빛! New Korea의 자랑, 이명박 후보를 지지합니다"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망국적 지역감정의 실제적인 해소 ▲민생경제를 회복시키는 시장지향적 후보 ▲소외 계층 복지의 실질적 향상 ▲새로운 대한민국 정신의 수립 등의 이유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기운은 이를 바탕으로 대통령 선거에도 적극 뛰어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기운 관계자는 "이 같은 지지는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겨 본선에 나왔을 경우 유효한 것이다"며 "경선에서 이기지 못할 경우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선관위, "팬클럽 배너 연결은 불법 아니지만…"
금란교회(김홍도 목사)는 홈페이지 대문에 이명박 후보 공식 팬클럽인 '명사랑'의 배너를 실었다. 교회 홈페이지를 통해 이 후보 공식 팬클럽 사이트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뉴스앤조이>는 배너가 실린 배경을 듣기 위해 금란교회 관계자와 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어느 관계자도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다.
처음 전화를 받은 사무국 관계자는 금란교회 인터넷 방송국으로 연결해줬다. 하지만 방송국 관계자는 "잘 모르겠다. 사무국 관계자와 통화해보라"며 관계자의 연락처를 줬다. 사무국 관계자 역시 기자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 인터넷 방송국이 진행한 일 같다. 거기에 문의해보라"고 말했다. 행정담담하는 목사와의 통화를 원했지만, 이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교회 홈페이지에 특정 후보의 팬클럽 사이트 배너를 거는 것이 불법이냐'는 질문에 "아직은 불법이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진행되는 것을 봐서 불법 사조직으로 판명될 경우 불법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득훈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는 이에 대해 "기본적으로 목회자가 교회 내에서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목회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면서 "홈페이지를 통해 특정 후보의 팬클럽 사이트를 연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교회는 이념적 성향으로 모인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단지 후보가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www.newsnjoy.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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