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6시. 장마철이라 비가 촉촉히 내리는 가운데 남중교회 입구부터 곱게 입은 여성 교인들이 손에 1000원짜리 돈뭉치를 들고 나오기 시작했다.
택시 한대가 교회 앞에 멈추자 차문을 열고 1000원짜리 돈을 기사에게 건네주고 택시를 타고 온 교인에게도 돈을 건네준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이 교회는 1년에 한 두 차례 펼치는 '교인 택시타고 교회가는 날'을 정해 대중교통 수단인 택시를 이용하고 자가용은 집에서 쉬게 하는 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 행사를 펼치는 목적은 2가지. 첫째는 지역경제가 어려운데다가 특히 이 지역에서 생활하는 택시기사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고 둘째는 자가용을 이용해 교회에 오다보니 비좁은 주차장은 무용지물인데다가 주변 도로가 마비될 정도여서 복잡함을 벗어보려는 뜻이 있다.
남중교회 강명석 담임목사는 "오늘이 6년째 하는 행사로 1년에 한 두 차례정도 실시하고 있다"며 "초대교회가 나눔과 사랑이었기에 본 교회가 이를 실천하기 위해 꾸준하게 노력하는 것 중에 한 행사"라고 밝혔다.
서준식 장로는 "이 행사를 위해 들인 비용이 1000만원이 넘는다"고 밝힌 뒤 "가령 택시비가 1800원이면 2000원을, 3100원이면 4000원을 지불하고 똑같은 금액을 택시를 타고 온 교인에게도 나눠줘 귀가할 때 사용토록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강준석 기사는 "택시를 위해 좋은 행사라고 생각하며 남중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고 말했다.
예배를 위해 금마에서 온 최원순씨는 "익산지역 경제에도 일조할 수 있는 좋은 행사라고 생각한다"며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고 서로 돕는 것이라 괜찮다"고 말했다.
교인수가 약 4000여명에 이르는 남중교회. 지역경제를 살리고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불평 없이 동참한 교인들은 택시기사들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잊지않았고 택시기사들은 오늘 하루 신바람 나는 운행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익산시민뉴스>, <서울방송 유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