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의 원칙은 명확하다. 철저·정확·공정·독립성. 시민저널리즘은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해야 한다. 그것은 투명성이다. 이 점을 강력히 주장해야 한다. 전통미디어 종사자든 시민기자든 기사의 투명성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댄 길모어 미국 하버드대 시민미디어센터 소장은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제3회 세계시민기자포럼 개막연설을 통해 '시민미디어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그는 저널리즘의 4대 원칙 이외에도 투명성을 반드시 추가해서 왜 이 기사를 쓰는지, 이 기사가 왜 필요한지, 이 취재를 통해 어떤 진실을 밝혀낼 수 있는 것인지 등등에 대해 독자들에게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독자들이 그 사건의 취재를 통해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저널리즘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통미디어도 이 점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댄 길모어 소장은 "시민미디어들이 미디어를 잘 아는 독자층을 구축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저널리즘의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기자들이 항상 냉소적 입장을 갖는 것"이라고 전달했다. 이 말은 기사에 대한 독자와 기자 사이에 상호신뢰가 존재할 때 신뢰도가 높아지고 기사에 대한 비판적 냉소가 줄어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어서 그는 시민미디어의 신뢰도 구축과 관련해 "최근 '뉴스 트러스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는 더 많은 독자들이 기사를 보고 그 기사들을 평가하도록 만드는 것인데 이제 막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우리는 디그닷컴이나 뉴스바인을 통해 인기 있는 기사에 투표한다"며 "투표를 많이 받은 기사가 가장 위로 가는 시스템인데, 기사는 인기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는 지금 일어나는 건전한 트랜드를 어떻게 더 확산보도 하느냐인데, 말로 하기는 쉬운 일이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댄 길모어의 연설문 요약본.
나는 지난번 <베이스피어닷컴>이라는 회사를 차렸다가 자금부족으로 파산했다. <라디오소스>도 인터넷프로젝트였는데 역시 자금부족으로 파산했다. 이것은 슬픈 얘기지만 현실의 일부다. 대부분의 창업사이트가 실패했다. 그러나 이것은 실험의 기회다. 우리가 가진 기술로 실험을 해볼만하다. 이유는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실패해도 큰돈이 들지 않는다. 혁신에 드는 비용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것은 좋은 시도이지 결코 나쁜 게 아니다.
나는 지금 여행객과 관련된 사이트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는 모두 3개국의 파트타이머들이 일하다가 최근 한명의 상근직원을 뽑았다.
또 하나 하고 싶은 얘기는 유동성과 관련된 것이다. 한국은 이 점을 특히 더 잘 알 것이다. 휴대폰이나 음성메시지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한다.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프로젝트에도 이 같은 장비가 활용된다. 미국 샌디에고에서는 SMS를 활용해 재난복구 작업을 벌인다. 또 미국의 뉴올리언즈에서도 새로운 연구 작업이 진행 중인데, 어떤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주택환경과 자신이 살고 있는 집 등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기사로 쓰는 것 등이다. 이것은 아직 실험단계다. 이처럼 모든 물체마다 저널리즘과 결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라디오태그나 바코드도 활용할 수 있는 물체 중 하나다.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것은 개방성을 가지라는 것이다. 이것이 나의 저널리즘 철학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상용화 된 기술들까지 개발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자동차 바퀴는 더 발명할 필요가 없다. 그런 기술과는 협력하면 된다. 그리고 모든 작업은 협업이다.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하면 더 발전할 수 있다.
<오마이뉴스>는 이런 면에서 첫 큰 위험이 있었지만 성공한 모델이다. 마찬가지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실패를 실험할 수 있는 문화가 생겨야 한다. 흥미롭고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실패한 것은 축하할 일이지 결코 슬퍼할 일이 아니다.
또 하나 전통미디어들은 시민저널리즘에 대해 신뢰성 문제를 제기한다. 이것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러나 신뢰구축은 완전하지 않다. 어떤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월마트가 블로거를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활용하다 발각된 적이 있다. 나중에 사과까지 했지만 이것은 아주 잘못된 일이다. 내가 혐오감을 느끼는 것은 블로거에게 돈을 주면서 잘못된 기사를 내보내도록 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러면 여러 사람들이 어려움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은 블로거들의 행동강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저널리스트로서 모든 윤리강령을 지키면 되는 것이지 (행동강령을) 체결하고 서명 받을 필요는 없다.
나는 최근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뉴스 트러스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더 많은 독자들이 기사를 보고 그 기사들을 평가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지금 막 시작이 됐다. 또한 우리는 디그닷컴이나 뉴스바인을 통해 인기 있는 기사에 투표한다. 투표를 많이 받은 기사가 가장 위로 가는 시스템인데, 기사는 인기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본다. 지금 일어나는 건전한 트랜드를 어떻게 더 확산시키느냐, 이것은 말로 하기는 쉬운 일이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평판은 굉장히 복잡한 의미를 가지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평판이 좋고 인기까지 있으면 굉장한 힘을 갖게 된다.
또한 우리는 미디어에 대한 식자율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무슨 말이냐면, 미디어를 잘 아는 독자층을 구축하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저널리즘의 운영에서 기자들은 항상 냉소적인 입장을 가져야 한다. 기사에 대한 상호신뢰가 있을 때 냉소적인 것은 많이 줄어들 수 있다.
미디어테크닉도 배워야 한다. 지금 신세대는 테크닉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미디어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려줘야 한다. 저널리즘의 원칙은 명확하다. 철저, 정확, 공정, 독립성. 전통적인 언론의 가치이기도 하다.
새로운 것을 추가하자면, 아니 우리가 강력히 주장해야 하는 게 바로 투명성이다. 전통미디어 종사자든 시민기자든 투명성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왜 이 작업을 하는지, 왜 이런 작업이 필요한지, 이 작업을 통해 어떤 부분이 밝혀질 수 있는 것인지 등등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독자들이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저널리즘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내릴 것이다. 전통미디어도 이 점은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