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나 언론이 권력아가 때문에 유착되면 힘없는 국민이 피해를 입는다. 그래서 노 대통령은 정부와 언론이 긴장하고 견제하는 것을 정상적 관계로 본다. 특히 과거 정부와 언론이 비정상적인 권언유착의 관계였음을 알기 때문이다."
28일 저녁 8시 프레스센터 19층 국화실에서 '대통령과 언론'이란 주제로 열린 언론광장(상임대표 김중배) 2007년 6월 월례포럼에서 발제를 한 조기숙(전 청와대 홍보수석)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주장이다.
조 교수는 "노 대통령이 정부와 언론이 서로 견제해야 한다고 해서 갈등을 바람직하게 생각한다고 간주하면 오해"라며 "상호 견제를 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는 창의적으로 협력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노 대통령은 정부의 인위적 방법으로 언론개혁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소비자운동으로부터 이뤄지는 자주적 언론개혁을 원칙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조 교수는 "대통령은 민주화 이후 국가권력이 급속히 약화되면서 거버넌스 시대에서 언론의 막강한 권력에 대한 우려와 함께 언론시장의 독점과 독점적 지배현상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권력화된 언론의 견제는 시민사회나 법원에 의해서 일어나야 하지만 정부가 한축을 담당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노 대통령은 언론을 하나의 권력으로 간주하고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역할이 정부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제 언론자유는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가 아니라 금권(돈)으로부터 자유가 대단히 중요하다"며 "언론 사주가 금권화돼 있는 사회에서 언론사주로부터 자유가 진정한 의미에서 언론의 자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은 소비자운동을 통해 언론의 품질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통령의 언론관은 시장 메커니즘을 통한 언론의 권력화, 특권화의 견제와 이를 통한 언론의 품질제고에 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알리바이론을 제기한 최장집 고려대 교수의 주장은 사실과 진실을 허상과 거짓으로 만들 수 있다는데 우려하고 있다"면서 "어떻게 권위주의 정권을 연구한 프레임을 참여정부에 적용할 수 있냐"고 반박했다.
이어 "만약 최 교수가 조선일보 사상검증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소송으로 맞섰다면, 그리고 반노 포퓰리즘에 편승하지 않고 노무현 정부의 공과를 공정하게 평가했다면 최 교수는 더 이상 존경받는 학자로 기록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권에 아부하는 폴리페서가 돼 전형적인 곡학아세 지식인으로 매도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참여정부는 언론과 결탁을 하지 않고 독자적인 홍보를 펼쳐야 했던 거의 최초의 정부라 말할 수 있다"면서 "기자실제도 폐지 및 브리핑제도 도입, 가판제도 폐지를 없앰으로서 기자와 뒷거래를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노 대통령의 노력이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비주류적인 대통령의 스타일에 있다고 본다"면서 "그 만큼 우리사회가 선진화되다보니 촌스럽고 비주류적인 화술이나 스타일이 본질을 압도한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밝혔다.
조 교수는 "역사의식을 가지고 참여정부가 처한 현실을 명확히 진단한다면 진보언론이 진보에 대한 신념이 부족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면서 "수구언론의 왜곡, 오보를 통한 인권침해에 대해 진보언론은 진실을 규명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진보상업주의 언론, 반정부 언론은 있어도 진보언론은 없다"면서 "진보정부인 노무현 정부가 어려움에 처한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보다 언론의 신뢰도가 높으면 정부 공격 때문에 제대로 정책을 할 수 없다"면서 "정부의 신뢰도가 언론의 신뢰도보다 높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제를 한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대통령과 언론의 관계는 미묘하고 어려운 관계"라며 "참여정부가 설정한 '언론과의 건전한 긴장관계'라는 것은 현실의 모순과 위선과 미덕이 존재하는 긴장 관계라는 딜레마로 와 닿았다"고 피력했다.
그는 민주화 이후 한국 언론의 변화로서 ▲정치 권력화 ▲이념의 보수화 ▲ 상업적 편향성 등을 들었다.
최 교수는 "이전 정부에 비해 노무현 정부 들어 대통령관련 보도 건수가 늘었고, 대통령 개인을 다루는 보도가 증가했으며, 대통령 공격 보도가 급증했다"면서 <한겨레>도 보수신문 못지 않은 비판과 공격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당한 정부에 대한 공격으로 정부의 신뢰도가 떨어졌지만, 정부가 언론을 공격해 언론의 신뢰도도 떨어졌다"면서 "상호공격이 부메랑효과가 돼 서로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과 언론은 미움과 적대가 싹트고 확산돼 상호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면서 "서로 싸우고 공격하면서 둘 사이는 서로 이별도 하지 못했고, 동일한 공론장 공간을 떠날 수 없는 처지가 됐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공론장안에서 둘도 서로 옳았고 서로 틀렸다"면서 "그러는 사이 둘은 서로에게 좋은 대통령, 좋은 언론이 되지 못했다, 둘 사이는 아름답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인규(언론광장 총무) <프레시안>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는 안수찬 <한겨레> 노동조합 미디어국장, 이광엽 YTN 경제부 차장,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이 토론자로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