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이라크 파병 '자이툰 부대 임무종결계획서'와 관련해 철군 시한이 없는 미국 눈치 보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임종인, 이영순, 정청래, 배일도 의원은 29일 오후 1시 50분경 국회 정론관을 찾아 "이번에 제출된 임무종결계획서에는 2007년 안에 철군한다는 얘기가 없다"며 "지난해 파병연장안 국회통과 때 약속한 2007년 철군 의지와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는 미국 눈치 그만보고 이라크 철군 약속을 지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임무종결계획서에는 ▲파병목적 달성 여부 ▲이라크 정세 ▲동맹국 동향 ▲이라크 및 미국의 입장 ▲우리 기업의 이라크 진출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되어 있을 뿐"이라며 "국방부는 임무종결 시기에 관한 최종평가는 9월 중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미국의 눈치를 살펴 철군시기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이런 비주체적이고 사대주의적인 태도로 언제 철군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라크 안정화 작전'이 시작된 후 미군 사망자수가 4월 104명, 5월 112명 등 6월 28일 기준으로 모두 3569명"이라며 한국 기업과 관련해서도 "이라크 중앙정부와 주정부에서 발주된 3천 건이 넘는 공사도 미국과 영국을 빼면 독일, 터키, 중국 등 비파병국 기업들이 수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거짓말 국방부' 오명 또 뒤집어쓸 건가"
정청래 의원은 "국방부는 99.9% 파병연장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하고 "거짓말 국방부란 오명을 언제까지 뒤집어쓰려 하는가"라며 맹비난했다.
임종인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해 "이라크에 파병한 나라는 대부분 철군했다"며 "(그러나 한국군은) '집에 가도 좋다'는 미국의 허가가 나와야 돌아올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미국의) 들러리가 있어야하는 상황에서 만만한 봉이 한국군"이라며 "국민에 대해서만 호랑이처럼 하지 말고 고양이라도 돼서 미국을 향해 소리 질러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의원 19명은 공동성명을 내고 "철군 시점이 빠진 계획서는 '임무연장계획서'일 뿐"이라며 "국방부는 연내 철군계획서를 다시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9월 중에 임무종결 시점을 다시 결정하겠다는 국방부의 변명은 사실상 파병연장을 위한 수순에 불과"라며 "국회와 국민에 대한 약속을 어긴 국방부의 보고는 국회를 경시하는 것이자 돌이킬 수 없는 실정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특히 "김장수 장관은 스스로 약속했던 바를 지키기 위해 국방장관의 자리를 걸어야 할 것"이라며 "연내 철군 시점을 명시한 임무종결계획서를 다시 제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다음은 이날 공동성명을 발표한 국회의원 명단이다. 강기정, 강창일, 김교흥, 김근태, 김태홍, 문학진, 우상호, 우원식, 이기우, 이원영, 이인영, 임종석, 정봉주, 정성호, 지병문, 채수찬, 최성, 최재성, 최재천(이상 19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