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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10시 반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뉴코아-이랜드 비정규 노동자 탄압 실태조사 결과 발표 교수·법률단체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12일 오전 10시 반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뉴코아-이랜드 비정규 노동자 탄압 실태조사 결과 발표 교수·법률단체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이랜드는 근로기준법 위반만 1000건이다."

교수, 변호사들도 '이랜드 사태'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랜드가 온갖 불법과 편법을 동원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탄압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12일 오전 10시 반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뉴코아-이랜드 비정규 노동자 탄압 실태조사 결과 발표 교수·법률단체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전국교수노동조합'(교수노조),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등에 소속된 교수, 변호사, 노무사 20여명이 참석했다.

"1000번 넘게 근로기준법 위반"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차별시정 한다더니 왠말이냐 비정규법 폐지하라", "기만적인 비정규보호법 즉각 폐기하고 원만한 해결에 나서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분위기를 북돋았다.

교수노조 소속 김도형 교수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비정규직법이 시행된 이후 계약직 해고, 외주화, 차별을 유지한 무기계약직 도입 등 온갖 편법과 탈법이 우리 사회에 난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랜드 그룹 산하 홈에버, 뉴코아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상은 매우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뉴코아-이랜드 비정규 노동자 탄압 실태조사 결과'를 요약 발표한 여연심 변호사는 "뉴코아에서는 편법적인 초단기 계약, '0'개월 백지 계약서, 계약서 변조 행위, 해고 등이 일상적으로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이랜드는) 노동자를 강압적으로 종용해서 기간이 단축된 새 근로계약서를 쓰게 한다거나, 이미 작성된 계약서를 노동자 몰래 화이트로 변조하기도 했다. 또한 사직서를 쓰라고 강요하거나 계약기간을 공란으로 해 회사가 임의로 날짜를 채워 넣기도 했다."

여 변호사는 "(이러한 사례들은) 모두 근로기준법 위반이다"며 "사람 수로 따지면 이랜드는 근로기준법을 1000번 넘게 위반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여 변호사는 이랜드 측의 법적 대응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랜드는 모든 쟁의행위에 대해서 업무방해, 특수절도, 주거침입 등으로 고소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서부지법에 낸 데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랜드는 본사나 노조의 주소지와 상관없는 서울서부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 이유는 서울서부지법 가처분 재판부가 KTX여승무원들의 집회를 모두 불허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여 변호사는 이밖에 ▲비정규직에 대한 저임금과 차별 ▲용역깡패 투입으로 인한 반인권적인 사례 ▲홈에버 단체협약을 위반한 부당해고 ▲차별시정 회피를 목적으로 도입한 직무급제 등도 비정규노동자 탄압 사례로 지적했다.

"정부는 제대로된 비정규법 제정에 나서야"

변호사·교수들이 청와대에 항의서한 전달하려하자 경찰이 막아서고 있다.
변호사·교수들이 청와대에 항의서한 전달하려하자 경찰이 막아서고 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회사의 불법적 용역전환을 제어하지 못한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경찰의 과도한 진압행위 및 출입구 봉쇄 등 '이랜드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책임도 강조했다.

강기탁 민변 변호사는 "정부는 공권력 투입을 중단하고, 불법파견을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고 차별을 해소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비정규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난 11시 10분,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교수·법률단체 대표 5명이 항의서한을 가지고 청와대 민원실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3명은 갈 수 있지만 5명은 갈 수 없다"며 막아섰다.

변호사와 교수들은 "걸어가는 데 왜 막느냐"며 "상식적으로 3명과 5명의 차이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은 "관례 상 그렇다"며 "5명이면 걸어갈 수 없다"고 맞받았다.

10여분 간의 대치 끝에 결국 강기탁 민변 변호사, 조임영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소속 교수, 김도형 교수노조 소속 교수가 청와대 민원실에 가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것으로 이날 집회는 끝났다.
#이랜드#뉴코아#홈에버#비정규#비정규 노동자 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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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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