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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변 핵시설.
영변 핵시설. ⓒ 연합뉴스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쇄' 조치를 앞두고 또 다시 '남한 내 미국 핵무기'의 존재를 문제 삼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 그 의도가 주목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는 14일 미국이 남한에 핵무기가 없다는 것을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은 13일에도 북한 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대표 명의로 담화를 발표, "남한에 1천여개의 핵무기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보장과 관련한 문제'를 토의하기 위한 북ㆍ미 군사회담을 제의했었다.

두 담화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남한 내 미국 핵무기 철수가 선행돼야 한다'는 그 동안 북한의 논리를 반복한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이를 강하게 내세운 것은 향후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남한의 핵무기 검증을 집요하게 요구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 대변인 명의로 발표된 14일 담화에는 "주한미군이 50년 전 7월 15일 핵무장화를 공포했다"며 "미국은 6자회담 9·19공동성명에서 남조선에 자기의 핵무기가 없으며 핵 또는 상용무기로 조선을 공격하거나 침공할 의사가 없다고 확언한 것을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객관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증명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 등이 담겨있다.

또 "오늘도 미국은 대화의 막 뒤에서 남조선에 최신 핵전쟁 장비들을 계속 끌어들이면서 핵전쟁책동에 광분하고 있다"며 "조선반도 핵문제의 해결 여부는 전적으로 미국의 대조선정책 전환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대변인은 특히 "미국이 1992년 7월 남조선으로부터 전술핵무기를 완전히 철수하였다고 발표했지만 그 이후 'NCND정책'(핵무기의 존재에 대한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표명하고 있는 것은 남조선에 핵무기가 있다는 사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유도 도착하고 IAEA 검증단도 들어갔으나...

한편 북핵 6자 회담의 '2·13 합의'에 따라 북한에 제공키로 한 중유 5만t 가운데 1차 선적분 6200t을 실은 제9한창호가 14일 오전 북한 선봉항에 도착했다고 <교도통신> 등이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6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중유 5만t 중 첫 선적분이 들어오는 시점에 영변 핵시설의 가동중단에 들어가는 것을 검토하고 필요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나 아직까지 핵시설 가동중단 조치는 취해지지 않고 있다.

영변 핵시설 폐쇄의 검증과 봉인작업을 담당할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증단도 14일 오전 북한에 들어갔으나 영변 핵시설의 폐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10명의 IAEA 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아델 톨바 단장은 베이징 공항에서 평양으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북한에 도착하면 곧바로 영변으로 가 업무를 개시할 것"이라며 "검증단은 모든 진행 상황을 IAEA에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차관보는 북한이 16일까지는 핵 시설을 폐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이번 주 북한의 핵시설이 폐쇄될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시점이) 토요일이 될 지, 일요일이 될 지 월요일이 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조만간 이뤄질 것이란 사실은 잘 안다"고 말했다.
#영변#핵시설#IAEA#중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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