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느냐."
부정 발급된 이명박 예비후보 일가의 주민등록 초본이 캠프 인사에게도 전해졌다는 소식에 박근혜 예비후보는 15일 이같이 대노했다고 한다.
검찰 수사 결과, 서울 신공덕동 사무소에서 발급된 이 후보 일가의 주민등록 초본은 전직 경찰 권아무개씨를 거쳐 박근혜 캠프의 홍윤식(55)씨에게 전달됐다.
박 캠프의 한 인사에 따르면, 박 후보는 "아무리 외곽단체라지만 정도를 걷지 않고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느냐"며 "정도(正道)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후보는 "검증은 당 검증위에서 하는 것이지 우리까지 손을 대는 건 말이 안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잔칫날 조용... "사건 경위 알아보는 중"
박 후보는 홍사덕 공동 선대위원장이 이번 건과 관련해 발 빠르게 공식 사과한 데 대해서도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6일 일부 언론이 홍사덕 위원장의 사과에 박 후보가 이견이 있는 것처럼 보도한 데 대해서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날 한 신문은 박 후보가 "자칫하면 우리가 권씨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하고 사과한 것처럼 비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사과할 부분과 아닌 부분을 잘 가려서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박 후보는 이와 관련해 "그렇게 얘기한 적이 없는데 누가 이런 말을 (기자에게) 했느냐"며 "선대위원장이 사과까지 한 마당에 왜 왈가왈부해서 혼선을 빚느냐, 무슨 선거 캠프가 이렇게 돌아가느냐"고 역정을 냈다고 한다.
'초본 후폭풍'이 강타한 이날 오전 박근혜 캠프는 내내 차분한 분위기였다. 박 후보의 첫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의 출판기념회가 열리는 잔칫날이었지만, 들뜬 기색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박 후보는 이날 출판기념회가 끝난 뒤 행사장을 빠져나가면서 기자들에게 "(사건의) 경위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라고만 짧게 답했다.
김재원·이혜훈 두 대변인도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각별히 말을 아꼈다. 김 대변인은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더 이상 언급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