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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10시 동아대학교(하단 소재) 운동장 주차장 입구에는 ‘6월항쟁도 보존을 바라는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부산민주항쟁 기념사업회, 동아대학교 6월항쟁 20부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 부산민족예술인총연합 등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와 현 동아대학교 동문, 재학생들 30여 명이 참석했다.

오늘 기자회견은 현 동아대학교 총학생회가 얼마 전 교내 미관상의 이유로 '6월항쟁도' 벽화를 철거하겠다는 입장 발표 이후, 동아대학교 6월항쟁 기념사업회 등이 계속적인 철거논의 중단을 호소해오며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들까지 공통으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라 관심이 집중되었다.

처음 인사말에 나선 동아대학교 민주동문회 정진우씨(인문대 86학번)는 "6월항쟁도 철거 소식을 접하고 하도 어이가 없어서 오늘 회사 출근도 하지 않고 이 자리에 참석했다"며 "나는 21살 때 87년 6월항쟁을 접했고, 당시 돌아가셨던 고 이태춘 열사의 넋을 기리고 6월항쟁의 역사적 정신과 의의를 남기고자 88년 학생들과 함께 벽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대가 흘러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더라도 지킬 것은 지켜야 되는 것 아닌가"라며 "6월항쟁도는 하나의 그림이 아니라 그 속에 바로 역사가 새겨져 있는 것이다. 지금 현재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벽화 철거 논의는 중단되어야 하고 꼭 보존해 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부산민족미술인협회 김영아 사무국장 또한 지금 동아대 6월항쟁도를 시각적인 이유로 철거하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않고 예술적 가치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오히려 복구, 복원하여 그 가치를 더 알리고 전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부산 민주공원 차성환 관장이 기자회견문을 통해 "최근 미관상의 이유로 벽화 철거를 운운하는 것은 역사인식의 부재이며 6·10 항쟁이 국가 기념일로 제정되는 시대적 흐름에도 역행하는 일"이라며 현 총학생회의 벽화 철거 논의를 중단하고 6월항쟁도의 보존과 관리에 힘써줄 것을 호소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6월항쟁 정신계승 6월항쟁도 보존하라'는 구호를 외친 후 기자회견을 마쳤다.

기자회견 전 벽화철거와 관련 동아대학교 이상민 부총학생회장의 입장을 묻자 "중운위에서 재논의를 할 것이지만, 6월항쟁도라고 이름은 붙였지만 그림의 내용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주변 경관상 벽화를 지우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기자회견 후 만난 총학생회 중운위의 일원인 예술대 설연정 학생회장은 벽화 철거와 관련 "지난 주 중운위 때 사정상 늦게 참석하여 벽화 철거와 관련된 논의를 듣지 못했다"며 "우리 예술대 학생회장단 회의를 통해 벽화 철거와 관련 입장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 선배님들이 애써 그려놓은 벽화를 지우는 것보다는 복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벽화 철거와 관련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올해 신입생 김시은(건축공학 1)학생도 "6월항쟁도에는 선배들과 우리 후배들의 역사가 공존한다고 생각된다"며 "역사적 가치도 높다고 각계에서 인정하는데 현 총학생회에서 벽화를 지우려 하는 것이 기분 나쁘고 속상하다. 도대체 왜 총학생회가 벽화를 지우려는지 그 의도가 궁금하다. 벽화를 꼭 지켜냈으면 좋겠다"라고 기자회견 참석 소감을 이야기했다.

현재 동아대 6월항쟁도 철거와 관련 학교 행정당국에서도 총학생회에 벽화 철거 논의를 자제해 줄 것을 바라는 공식 협조공문을 발송한 상태라고 학교 관계자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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