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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광주를 찾은 박 대표는 "아직 탈당계를 제출 안했지만 오늘(25일) 아침 김홍업 의원에게 연락해서 '다른 사람과는 달리 처신을 신중히 해야한다' 전했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탈당 결행은 일신을 위한 배신행위다…. 호남이 흔들리지 않고 굳게 단결하면 다른 곳은 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박상천 통합민주당 대표가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편으로는 집을 떠난 이들을 향해 맹비난을 쏟아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집을 떠나야 할지를 고민하며 문고리를 부여잡고 있는 이들에게 "단결"을 외치는 형국이다.

박 대표는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의원의 탈당을 막는 데 힘을 쏟았지만 김 의원을 설득하지 못했다. 과연 박 대표의 '집안 단속' 행보가 예정된 '탈당' 행렬을 막아낼 수 있을까?

민주당 탈당 행렬 이어져... 제2의 분당 사태 오나

25일 광주를 찾은 박 대표는 "(김홍업 의원이) 아직 탈당계를 제출 안했지만 오늘 아침 김 의원에게 연락해서 '다른 사람과는 달리 처신을 신중히 해야한다, (탈당을) 고려해라, 민주당이 중도개혁 대통합을 이룰 수 있을 때 45만 당원과 함께 가면 되는데 무엇이 급해서 그러느냐'고 간접적으로 전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김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이기 때문에 그 상징성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만류' 배경을 밝혔다. 김 의원의 탈당이 곧바로 DJ의 '복심'으로 해석돼 그 파장이 만만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제3지대 통합신당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통합민주당이 '제2의 분당 사태'로 까지 표현될 만큼 당 소속 의원과 광역자치단체장들의 탈당 등 연쇄 탈당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민주당을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연일 호남지역을 방문해 "50만 당원들이여, 단결하라"고 호소하며 집안 단속에 나선 것은 이런 위기감의 발로다.

25일 통합민주당은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박상천 대표, 이상열·최인기 의원, 김영환·신국환·이인제 등 소속 대선 예비후보, 광주전남지역 광역의원과 지방의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당원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낮 12시부터 2시간 넘게 진행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박상천 대표는 김홍업 의원 등을 겨냥해 "탈당 결행한다면 이것은 민주당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자기들을 공천한 그 당의 50만 당원의 땀과 눈물로 그 자리를 획득했는데 일언반구도 없이 당을 떠나는 것은 일신의 안위를 탐하는 공인으로서 있을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박 대표는 "당원과 함께 당당하게 대로로 어깨 펴고 가야지, 미리 샛길로 도망가는 것은 개인 처신으로도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 또 "배가 흔들릴 때 선장과 기관장, 선원들이 일치단결해서 배가 좌초되지 않고 안전하게 항구에 안착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혼자 뛰어내려서 헤엄치고, 구명 보트를 몰래 내려서 가다가 파도가 치면 엎어질텐데…, 무사히 항구에 이를 수 없다"도 비꼬았다.

간담회 도중 박 대표는 누군가로부터 전화를 받고 "탈당계를 언제 내는데"라고 반문하기도했고, 간담회 내내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홍업 의원, 박광태 시장, 박준영 지사 등 탈당

▲ 민주당은 광주전남지역 광역의원과 지방의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당원 간담회를 열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그는 "개인 입장에서는 제일 편한 것이 무조건 통합이다, 다음에 책임질 일이 없기 때문"이라며 "왜 그 길을 가지 않느냐? '무조건 잡탕식 통합'으로는 대선을 승리할 수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특히 이날 박 대표는 탈당 도미노를 염려해 "민주당의 단결력이 중도개혁대통합신당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단결을 호소했다. 그는 "왜 당이 힘빠지는 일을 하느냐, 단결해야 한다"며 "호남에서 흔들리지 않고 굳게 단결하면 다른 곳은 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러면 민주당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들을 하는데, 당원들에게 ARS를 돌리면 70%가 '독자적으로 가자'고 한다"면서 "이것에 대해서 정리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영환 대선 예비후보는 "드디어 제2의 분당이 시작됐다. 민주당 죽이기가 시작됐다"면서 "DJ가 '모두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한다'는데 이것은 바로 '열린당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엄혹한 정세를 풀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상열 의원도 "우리가 소통합에 안주하느냐, 대통합에 반대하느냐. 3지대 통합에 대해서도 열린당과의 당대당 통합을 하지 않는다면 언제나 참여하겠다고 수 차례 밝혀왔다"면서 "당대당 통합은 안된다는 원칙을 포기하면서까지 우리가 대통합에 합류해야 하느냐, 50만 당원을 팽개치고 탈당 대열에 동참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당원 등은 박 대표의 연설 중간중간에 "옳소"라고 말하거나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일부 당원들은 탈당 행렬에 동참한 이들에게 "간신배", "배신자"라고 비난했다.

간담회에는 500여명이 참석했지만 광주지역 구청장 중 전갑길 구청장만 참석했고 시의원도 10여명만 참석했다. 또 전남도의원들 역시 당 소속 의원 중 절반도 참석하지않아 무게감을 실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한편 이날 김홍업·유선호 의원과 박광태 광주시장·박준영 전남지사 등이 공식적으로 탈당계를 제출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김홍업 의원과 박광태 시장, 박준영 지사의 탈당에 이은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등의 연쇄 탈당이 전망되고 있다.

"DJ를 전라도 대통령으로 끌어내리려 말라"

이날 간담회에서는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제2의 분당을 획책하는 자들은 반드시 심판 받을 것"이라며 "잡당 정당은 성공할 수 없다, 중도개혁주위에 입각한 통합이 아니라면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결의했다.

이어 "대선에서 참여정부 실정에 공동책임이 있는 열린우리당이 참여하는 정당은 결코 승리할 수 없다"면서 "우리당의 해체가 없는 통합에는 결코 참여하지 않겠다"고 거듭 확인했다.

이날 마지막 연사로 나선 김경재 전 의원은 "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당이 중심이 되어서 정계개편을 해야 한다는 말을 따라서 했다"면서 "주위 사람들이 장난하고 있다"며 동교동계를 겨냥한 듯했다.

이어 그는 "아직도 존경하는 김 전 대통령이 세계적인 대통령으로 존경받기 위해서는 그를 '전라도 대통령' '목포 대통령'으로 끌어내리려는 간신배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 그냥 지켜봐 달라는 의미에서 박수를 보내자"고 했다.

김 전 의원은 또 이날 탈당할 유선호 의원과 제3지대 통합신당 참여를 선언한 김한길 통합민주당 공동대표를 맹비난했다.

그는 "이름이 '유선호'여서 유람선이냐, 이렇게 왔다갔다 할 수 있느냐"면서 "'김한길'은 3달 동안 탈당하고 합당하고 또 탈당하고 이것이 김한길이 말하는 '한길'이냐"고 몰아세웠다.

한편 박상천 대표는 기자와 만나 '김홍업 의원이 탈당계를 제출했냐'는 질문에 "아직은 탈당계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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