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6일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을 대통령 특사로 아프간에 파견하기로 했다. 백 실장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아프간으로 갈 예정이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백종천 실장을 보내기로 한 것"이라면서 "백 실장은 대통령을 직접 보좌하고 있고 한-아프간 정상협의 내용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아프간 정부와 포괄적으로 협의가 가능하다"고 파견배경을 설명했다.
천 대변인은 "탈레반과의 협상을 지휘하러 간 것이 아니라 아프간 정부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특사"라면서 "백 실장이 직접 협상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파견 성격을 설명했다.
협상라인은 기존의 조중표 차관 등의 라인을 유지하고, 백 실장은 아프간 정부와의 협력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아프간과 협력 강화 청와대가 직접 챙긴다
천 대변인은 또 "우리의 협력네트워크를 통해 탈레반측과의 접촉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과의 협상을 맡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형규 목사가 피살당하는 등의 급박한 상황에서 이번 사태해결의 핵심열쇠 중 하나인 아프간 정부와의 협력강화를 위해 백 실장을 급파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에게는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청와대 안보실장과 대통령 특사라는 상징성이 있다.
한-아프간 협력강화 문제는 청와대가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석방설 8명, 우리측 지역에 안 들어왔다"
천 대변인은 '피랍인질 8명 석방설'에 대해서는 "우리측(아프간정부군, 국제치안유지군, 미군)의 관할 지역에 들어오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 관할 지역에 들어오려는 시도는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계속해서 구체적인 정황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탈레반측으로부터 풀려났는지 안됐는지 확인된 것이 없다"고 답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의 25일 새벽 통화에서 '포로교환 적극협력 요청'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정상간의 통화내용은 확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7신 : 26일 오전 8시 35분]
정부 "무고한 민간인 해친 행위 용납하지 않을 것"
정부는 26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배형규 목사가 희생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사태가 급박하게 전개됨에 따라 현지에 고위급 대통령 특사를 파견키로 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5시부터 2시간 동안 청와대에서 긴급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소집, 이같이 결정했다.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은 회의를 마친 뒤 오전 8시 10분경 "무고한 민간인을 납치하고 인명을 해치기까지 한 만행을 규탄한다. 납치단체는 우리 국민을 희생시킨 데 대한 모든 책임 면할 수 없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 실장은 "무고한 민간인을 해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우리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납치세력이 억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을 돌려보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거듭 밝히고, "정부는 피랍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하루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우방국과 협조하면서 모든 노력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6신 보강 : 26일 오전 7시 35분]
외교부, 인질 1명 피살 공식 확인... "심심한 애도의 뜻"
조희용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26일 새벽 5시 55분 우리 국민 1명이 피살된 사실을 공식확인했다.
조 대변인는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우리 국민 중 한명이 25일 희생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부는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하며 슬픔을 같이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납치단체가 우리 국민을 가족의 품 안으로 돌려보내 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전 7시 30분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에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됐다 살해된 한국인이 분당 샘물교회 배형규 목사"라고 공식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25일(현지시각) 석방 협상에 참여했던 아프가니스탄 관리인 와히둘라 무자데디의 말을 인용해 희생된 한국인의 시신이 가즈니에 있는 미군 기지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그는 "희생된 인질이 매우 아팠으나 치료할 의사나 약품이 없어 사살됐다는 얘기를 탈레반 쪽으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인 8명이 석방되어 미군 기지로 옮겨졌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서 외교통상부는 아직까지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NHK 방송은 "탈레반이 인질 8명을 아프가니스탄 정부 쪽에 넘겨주기 위해 가던 도중 정부군 탱크 등이 배치된 것을 확인, 자신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급거 본거지로 되돌아갔다"고 보도했다.
NHK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협상 책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현재 8명의 석방을 둘러싼 협상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NHK 보도에 따른다면 8명의 석방은 무위로 끝난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보도 역시 확인되지 않고있다.
한편 미국의 CNN에 따르면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만약 우리의 요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14명의 인질을 26일 오전(현지시각)까지 처형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5신 보강 : 26일 새벽 3시]
외교부 "한국인 인질 시신 발견" 공식 확인
우리 정부가 한국인 인질 사망을 공식확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26일 새벽 2시 30분 비공식 브리핑을 열고 "우리 국민으로 추정되는 시신 한구가 현지시각 25일 오후 발견됐다, 신원은 현재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시신을 발견해 한국 쪽에 통보했고, 우리 관계 직원이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8명이 석방됐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 "지금 확인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언론 보도가 상당히 과열된 상태로, 여러가지 보도가 나오지만 사실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며 "납치된 분들이 무장단체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서 우리 쪽으로 왔을 때 안전하게 귀환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신에서 보도된 8명 석방설에 대해서는 지금 구체적으로 언급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의 말로는 인질의 석방 움직임 자체가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풀려났으나 아직 안전 지역에 도착하지 못한 것인지 판단하기 힘들다.
[4신 : 26일 새벽 2시 20분]
AP 통신 "인질 8명 미군 기지에 도착"
2명의 한국인 인질 8명이 석방됐다고 AP통신이 2명의 서방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정보를 공유할 권리가 없다며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여성 6명과 남성 2명이 가즈니에 있는 미군 기지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또 석방 협상에 관여했던 한 아프가니스탄 관리는 인질 8명을 석방하는데 거액의 몸값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이 관리 역시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익명을 요구했다.
[3신 : 26일 새벽 0시 40분]
아프간 경찰 "총상 입은 한국인 인질 시신 발견"
아프가니스탄 경찰은 총상을 입고 숨져있는 한국인 인질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경찰 간부인 압둘 라만은 가즈니즈 카라바흐 지구의 무샤키 지역에서 머리·가슴·배 등에 10발의 총상을 입은 시체 한 구를 발견했다. 살해된 사람은 분당 샘물교회 배형규 목사로 추정된다.
이에 앞서 탈레반 대변인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무쉐키 지역에 시체를 버렸다고 AP통신에 밝힌 바 있다.
[2신 : 25일 밤 11시 15분]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탈레반 무장세력이 한국인 인질 1명을 살해한 사실을 확인했다. 한국인 피랍자들을 석방시키기 위한 아프간 정부의 협상단 대표인 와히둘라 무자다디는 AFP통신에 "나는 인질들 중 1명이 탈레반에 의해 살해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의 말을 인용해 "살해된 한국인의 시신은 가즈니 주 카라바흐 지역의 뮤쉐키라는 곳에 버려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아랍의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이 남성의 시신이 카불-카라바흐 사이 고속도로 변에 버려졌다고 보도했었다.
한편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NHK방송은 풀려난 8명의 한국인 인질의 성별은 여자 7명과 남성 1명이라고 아프가니스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과의 협상에 깊숙히 관여했지만 익명을 요구한 한 아프가니스탄 관리는 "8명 인질의 석방에는 거액의 돈이 건네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25일부터 24시간 전에 여행 계획을 사전에 통보하지 않으면 외국인들이 카불 외부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카불의 치안 책임자인 에스마툴라 다울라드자이는 "카불 외곽에 검문소를 설치해 사전 통보가 없는 외국인들의 출입을 막을 것"이라며 "이같은 조치는 25일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1신 기사보강 : 25일 밤 10시 50분]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됐던 한국인 23명 가운데 8명이 석방되어 안전한 곳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인 인질 가운데 남성 1명이 살해됐다는 엇갈린 보도도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부소식통은 인질 가운데 8명이 석방되어 안전한 곳으로 이송중이며, 간단한 건강검진을 실시한 뒤 빠른 시일 내에 귀국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8명은 탈레반 세력으로부터 석방됐으며 현재 안전한 가즈니주 인근 미군 부대로 이동 중이다.
AP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2명의 서구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해 일단의 한국 인질들이 석방되어 가즈니에 있는 미군 기지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자칭 '탈레반 대변인'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를 석방하지 않아 한국인 인질 가운데 1명을 살해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알자지라>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고, 수감자들을 석방하지 않았기 때문에, 탈레반은 남성 인질 한 명을 총으로 쏴 죽였다"면서 "앞으로도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추가로 살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AP통신은 "살해된 한국인 남성 한명은 병이 나서 잘 걷지 못했기 때문에 사살됐다"고 익명을 요구한 아프가니스탄의 한 경찰이 전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이 경찰은 "이날 오후 4시(한국 시각 저녁 8시 30분) 한국인 남성 한명이 살해됐다"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의 주장을 확인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현지 뉴스통신인 <아프가니스탄 이슬라믹 프레스(AIP)> 역시 탈레반이 이날 오후 4시15분(한국시간 저녁 8시 45분) 한국인 인질 가운데 1명을 살해했다고 아마디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랍의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한국인 남성 한명이 살해됐으며 그의 시체는 카불과 칸다하르간 고속도로 옆에 버려졌다"고 보도했다.
CNN은 카와자와 모하마드 시디디키 카라바흐 주지사의 말을 인용해 "남아있는 한국인 인질들은 3개의 서로 다른 장소에 분산 수용중"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아프가니스탄 한 관리의 말을 인용해 "살해된 한국인 남성은 대단히 아팠으며, 병원으로 옮길 수 없었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같은 언론 보도에 대해 아직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