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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민주노총 3층 전교조 제2회의실에서 이랜드 노사가 공권력 투입 6일만에 다시 만나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26일 오후 민주노총 3층 전교조 제2회의실에서 이랜드 노사가 공권력 투입 6일만에 다시 만나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이랜드 노사가 정부의 공권력 투입 이후 6일 만에 다시 만났지만 사측 대표이사 참석 문제로 30분 만에 교섭이 중단됐다.

이랜드 노사는 26일 저녁 7시 민주노총 3층 전교조 제2회의실에서 교섭에 들어갔다. 하지만 사측 교섭위원으로 당초 약속됐던 오상흔 홈에버 대표이사, 최종양 뉴코아 대표이사를 대신해 김정호 홈에버 영업총괄 본부장, 김연배 뉴코아 관리담당이사 등이 교섭장에 나오자 노조가 이에 반발하면서 저녁 7시 25분께 교섭은 중단됐다.

처음부터 어긋난 교섭

이날 교섭은 처음부터 어긋났다. 지난 25일 노사는 "26일 오후 6시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교섭을 하자"고 합의했다. 하지만 정부가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 쪽 교섭위원에 대한 신변보호 약속을 해주지 않아 노조는 26일 오후 "교섭 장소를 민주노총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참석하되 대표이사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혀 어려운 교섭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교섭 중단 후 사측은 "교섭이 중단된 데 유감이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안성일 홈에버 노사협력실장은 "회사에서는 대표이사가 참석 못 할 경우 (실무진이) 위임장을 받고 교섭을 했다"며 "대표이사가 참석 여부는 중요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만 뉴코아 노사협력팀장은 "뉴코아의 경우 노조에 민주노총밖에서는 대표이사가 나올 수 있다고 했지만, 노조에서 (체포영장이 청구된) 사무국장 때문에 밖으로 못 나온다 했다"며 "예의상 대표이사가 이곳에 올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이어 "홈에버의 경우 교섭장에 혼자 나왔던 홍윤경 사무국장이 위임장을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며 "노조가 협상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노조, "대표이사 나와야 내용 있는 협상 가능"

이에 대해 노조 쪽은 "오후 4시 이남신 수석부위원장, 이경옥 부위원장이 구속됐는데, 위임장을 만들 시간이 어디 있었겠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위원장, 부위원장 모두 유고상태이기 때문에 직무대행으로 당연히 교섭권을 가진다"고 밝혔다.

또한 "대표이사 참석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사측의 주장에 대해 박양수 뉴코아 노조위원장은 "당초 약속했던 대표이사가 왜 민주노총에 오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이어 "회사는 지난 16일 대표이사가 성실한 교섭에 나서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했다"고 덧붙였다.

홍윤경 이랜드 일반노조 사무국장은 "민주노총이 악의 소굴이라도 되느냐"며 "(대표이사가 나오지 않은 것은) 사측이 교섭 결렬 책임을 노조에 돌리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최호섭 뉴코아노조 사무국장은 "김연배 이사는 비정규직법 때문에 비정규직을 다 잘라야 한다고 말했던 장본인이다"며 "대표이사가 나와야 내용 있는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행선을 달리는 노사...앞으로의 노사 교섭은?

앞으로 이랜드 노사간의 교섭이 재개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표이사 참석 문제와 관련한 노사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측은 "내일(27일) 오전 10시에 만나자, 장소는 노조에서 정하라고 했다"고 노조에 제안했다. 또한 "대표이사 참석여부는 중요한 게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대해 노조 쪽 역시 "신변보호가 약속되지 않으면 교섭 장소를 정하는데 제약이 있다"며 "민주노총에 대표이사가 못 올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27일 박양수 뉴코아노조 위원장 등 뉴코아노조 4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돼있어 박 위원장이 구속될 경우 교섭 진행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한편, 이랜드 그룹은 이날 9개 종합일간지와 5개 경제일간지 석간신문에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는 1면 광고를 게재했다. 이 광고에서 사측은 "교섭과정에서 최대한 양보를 했다"고 주장했다.

광고에서는 '뉴코아 노조의 핵심 요구 사항인 외주화 중단, 홈에버 핵심 요구사항인 18개월 이상 비정규직 고용 보장, 계약 만료된 비정규직 70여명에 대한 재계약, 법 시행보다 2년 빠른 정규직화' 등이 사측이 양보한 사항으로 언급됐다.

이에 대해 이랜드 노조는 이날 오후 2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광고 내용은) 거짓 홍보 내용이다"고 밝혔다. 김호진 뉴코아노조 부위원장은 "'18개월 이상 비정규직 고용'은 단협에 보장되어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외주화에 대해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문제있다고 한 만큼 중단이 아닌 철회되어야 한다"며 "'계약만료된 비정규직 70여명에 대한 재계약'은 위법사실이 밝혀진 사람들이 해당되는 것으로 당연한 것이다"고 밝혔다.
#이랜드#비정규직#홈에버#뉴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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