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요즘의 사랑은 앙증맞은게 최고. 몸의 한켠으로 두 손을 모아 사랑을 고백하는게 가장 흔하지. "사랑해."
그렇다면 나는 내 속에서 갓 꺼낸 따끈따끈한 마음으로 사랑을 고백해야지. 아니, 나는 연잎이니까 따끈따끈한 게 아니고 푸르고 싱그러운 고백이 되겠군. "사랑해."
"사랑해(약간 강하고 단호한 어조로)." 아니, 왜 사랑을 말하는데 눈을 똥그랗게 부릅뜨고 그러냐. 좀 부드럽게 속삭일 수 없어. 사랑을 그런 식으로 말하니까 사랑이 긴장하잖아. 눈알에 핏줄 섰다. 눈에 힘 좀 빼고 말하셔.
"사랑해." 어어, 이것 봐라. 사랑해는 나한테 속삭이면서 다른 데로 눈알 돌아가는 것 좀 봐라. 시선 고정 못시켜. 잠시라도 한눈 팔면 연잎을 대궁째 쑥 뽑아 버린다.
나는 두 손을 작고 귀엽게 모아 사랑을 고백하련다. "사랑해."
나는 팔을 머리 위로 올려 크고 넉넉하게 고백하겠다. "사랑해."
모든 연잎이 초록의 사랑을 꿈꿀 때 나는 흰색의 사랑 고백을 꿈꾼다. 나름대로 색깔 있는 사랑을 꿈꾼다면 내 사랑을 받아주시라. "사랑해."
나는 사랑해라고 말했을 때 내가 투명하게 비치는 사랑을 꿈꾼다. "사랑해."
나는 일단 당신에게 사랑해라고 말한다. 아마도 당신은 내가 속삭이는 사랑해가 말만 번드르르한 사랑은 아닐까 의심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당신은 보시라. 내 사랑은 그 말의 저 깊은 곳 내 마음 속에서도 여전히 사랑이다.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 내 마음 저 깊은 곳에서부터."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에 같은 내용이 여러 개의 포스팅으로 나뉘어 동시에 게재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