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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 골프장 지지 집회에 봉사활동 점수를 미끼로 관내 중학생을 동원해 물의를 빚고 있다.
계양산 골프장 지지 집회에 봉사활동 점수를 미끼로 관내 중학생을 동원해 물의를 빚고 있다. ⓒ 사진제공 인천시민위
계양산 롯데 골프장 건설 찬성을 위해 관내 중학생을 동원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는 31일 "골프장 타당성 여부 검토를 위한 인천시 도시계획위원들의 계양산 현장 답사에 골프장 찬성 측 인사들이 관내 중학생 20여 명을 동원하는 비상식적이고 부도덕한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도시계획위원들은 롯데 건설의 골프장 계획안의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는 현장 답사를 벌였다.

이 때 계양구 관내 임학 중학교와 계양 중학교 20여 명의 학생들이 나타나 '골프장 건설을 지지한다', '지역개발을 위한 골프장 찬성' 등의 현수막을 들고 골프장 찬성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이들 중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이날 현장에 나온 것이 아니라 골프장 찬성 측 인사에 의해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동사무소 봉사 활동 나온 중학생을 봉사활동 점수 미끼로 계양산 골프장 지지 집회 동원 인솔자 K씨 "학생들 골프장 찬성 현수막 든 일 없고 쓰레기만 주웠다"

인천연대는 "동원된 학생들은 방학을 이용해 관내 동사무소를 봉사활동 목적으로 방문했으나, 관내 유력한 인사 인솔 하에 계양산에 도착해 골프장 개발 찬성의 목소리를 높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동원된 학생들은 봉사활동 확인서를 받았다.

이날 학생들을 동원해 물의를 빚은 이는 계양2동 통장협의회 K씨로 계양산 골프장 찬성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이며 관련 단체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K씨는 이번 사태에 대해 "학생들이 골프장 찬성 현수막을 든 일이 없고 쓰레기만 주웠다"고 해명했다.

인천연대는 그러나 "개발 논리를 앞세워 청소년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학생을 동원한 것은 교육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한 행위"라며 "계양구청장은 이번 사안에 대해 철저한 진상 조사를 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천시민위 윤인중 공동대표 "비교육적이고 학생 인권 생각지 않는 처사"

계양산 골프장 저지 및 시민자연공원 추진 인천시민위원회(이하 인천시민위)도 31일 오전 계양2동 동사무소를 방문해 이번 사태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다.

계양2동 동장은 인천시민위 항의에 대해 "K씨가 쓰레기 줍는 일을 시킨다면서 차량까지 대절한 것은 의아했지만 K씨는 '찬성 현수막을 든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인천시민위는 그러나 "(현수막을 들고 있는 학생들의) 사진까지 찍었다"며 "계양2동 동장은 이번 사안에 대해 철저하게 진상파악을 하고, 계양구청 또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인천시민위 공동대표 윤인중 목사는 "이번 사건은 자신들의 일을 추진하는데 권력을 자의적으로 행사하는 전형을 보여줬다"며 "특히 자원봉사 점수를 미끼로 학생들을 동원했다는 사실은 비교육적이고 학생 인권을 생각지 않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윤 목사는 "매주 화요일 계산역 앞에서 열리는 촛불집회를 다음주부터는 계양구청 앞으로 장소를 옮겨, 이번 사안에 대한 공식 사과 요구와 함께 책임자 문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7월31일로 예정됐던 2차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오는 9일로 연기됐다.

지난 31일 오전 계양2동사무소를 방문해 골프장 지지 집회에 중학생을 동원한 사건에 대해 항의하고 있는 인천시민위 관계자들.
지난 31일 오전 계양2동사무소를 방문해 골프장 지지 집회에 중학생을 동원한 사건에 대해 항의하고 있는 인천시민위 관계자들. ⓒ 사진제공 인천시민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에큐메니안(www.ecumenian.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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