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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음식을 좋아하세요? 저는 어릴 때 이런 질문을 받으면 꼭 바나나라고 대답했어요. 수입자유화가 되기 전에는 참 비싸고 귀한 과일이었잖아요.

지금은 흔한 과일이 되어버렸지만 아직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바나나예요. 노란 껍질을 벗겨 한입 깨물면 입 안 가득 퍼지는 부드럽고 달콤한 느낌. 정말 마음까지 행복해져요.

바나나는 껍질에 반점이 생길 때쯤이 가장 맛있어요. 너무 푹 익으면 달달하다 못해 약간 아리거든요. 여기서 더 두면 상할지도 몰라요. 쉽고 간단하게 없애는 방법은 통째로 굽는 거에요. 그냥 먹는 것보다 더 부드럽고 달콤하고 향도 끝내주거든요. 조금 귀찮지만 더 맛있는 방법은 빵을 만드는 거예요. 저는 머핀을 만들어 봤어요.

워낙 바나나를 좋아해서 반죽에 포크로 으깬 바나나를 잔뜩 넣고, 또 통째로 잘라서 머핀 안에 꽂아봤어요. 정말 바나나에 바나나의 바나나를 위한 머핀이에요. 물론 오래된 바나나를 처치하는데도 그만이에요.

굽는 동안 온 집안에 퍼지는 냄새를 맡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그러다 갓 구워져 나온 노릇노릇한 머핀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손이 가요. 최소한 조금 식혔다가 먹어야 하는데….

따끈따끈 하다못해 뜨끈뜨끈해도 멈춰지지 않아요. 한 조각 잘라서 입에 넣으면 느껴지는 그 부드럽고 촉촉한 느낌. 달콤한 향기만 코끝에 남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 머핀의 흔적을 보고 있으면 아쉬움만 남아요.

흔히 이런 농담들 하잖아요. 어떤 먹보가 밥을 먹으면서 울더래요. 옆 사람이 왜 우냐고 물어봤더니 "내 밥이 줄고 있어"라고 했다고…. 들을 때는 웃겼는데 지금은 그 심정이 이해가 가요. 저도 뜨거운 머핀을 충동적으로 뜯어 먹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흑, 내 머핀이 줄고 있어."

바보 같죠? 하지만 그때 깨달았어요.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통째로 넣어야 한다는 걸. 요리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꿈을 이루려면 모든 걸 아낌없이 넣어야 한다는 걸 느꼈어요.

내 꿈은 작가, '올인' 하면 되겠죠?

제 꿈은 작가예요. 어릴 때부터 제일 좋아하던 일이 독서와 드라마 보기였거든요. 이걸로 먹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지금 작가가 되기 위해 배우러 다녀요.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이 많아요. 이 직업이 예상보다 더 불안정하더라고요. 경제적 독립과 안정을 얻기도 쉽지 않겠어요. 체력도 많이 필요한 일이고요.

제 건강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라 더 걱정이에요. 오랫동안 아프다가 이제 겨우 움직이기 시작했거든요. 그동안 운동도 열심히 하고, 음식도 가리고, 이것저것 따지고 챙겨서 겨우 조금 회복됐는데….

'건강한 사람도 하기 힘들다는 일을 내가 할 수 있을까?', '다시 건강을 잃으면 어쩌지?', '다른 더 평탄한 길은 없을까?' 하는 고민도 많이 돼요.

하지만 포기하고 나면 평생 후회할 거예요. 10년 전 대학입시 때 원하던 전공을 선택하지 못한 게 아직도 가끔 꿈에 나오 거든요. 다시는 뒤돌아보고 싶지 않아요. 그렇다면 선택은 하나밖에 없겠죠. 바나나 머핀의 바나나처럼 통째로 나 자신을 꿈에 던져 보겠어요. 분명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믿어요. 실패하더라도 최소한 앙금은 없겠죠.

사랑이라는 가곡의 가사를 보면 이런 말이 나와요.

"탈 데로 다 타시오. 타다 말진 부디 마오. 타고 다시 타서 재 될 법은 하거니와 타다가 남은 동강은 쓸 곳이 없소이다."

만드는 법(자세한 과정 샷은 블로그로 오세요)

재료
쌀가루 160g,생콩가루 15g,전분 7g,바닐라설탕 8g,베이킹파우더 2작은 술, 소금 1/4작은술,오트밀 30g, 바나나 으깬 것 210g(두개 정도),바나나 2개, 두유 140ml, 꿀 1큰술, 메이플 시럽1큰술, 포도씨유 25g.

1.바나나 210g을 포크로 곱게 으깨주세요.
2.바나나 2개를 삼등분해서 6조각을 만듭니다.
3.모든 가루는 체로 쳐서 볼에 담고, 분량의 오트밀도 넣어주세요
4.으깬 바나나에 두유와 포도씨유, 꿀, 메이플 시럽을 넣고 잘 섞어주세요.
5.체친 쌀가루에 두유혼합물을 붓고 빠르게 잘 섞어주세요.
6.기름 칠을 한 머핀 컵에 반죽을 채우고 바나나 조각을 하나씩 꽂아주세요.
7.18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20분 정도 구워주면 완성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