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지역 초등학생 해외유학 현황
7일 거제교육청(교육장 윤동석)에 따르면 거제지역 초등학교 해외유학 현황 조사결과 현재 33개 초등학교 가운데 15개 학교 72명의 학생이 해외유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유학에 오른 72명 가운데 15명(20.8%, 가족 전체가 외국 출국)은 유학에서 돌아오면 학력을 인정받지만 나머지 57명(79.2%)은 학력인정을 받지 못하는 해외유학으로 드러났다.
유학생 72명 가운데 중국 유학생이 20명으로 가장 많았고, 필리핀 9명, 미국 8명, 캐나다 7명, 일본 5명,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호주 각 3명, 노르웨이 영국 러시아 프랑스 각 2명, 파라과이 태국 싱가폴 사우디아라비아 루마니아 베트남 각 1명 등 순이었다.
이 가운데 학력 미인정 유학생은 중국 12명, 필리핀 8명, 미국 7명, 캐나다 7명, 일본 5명, 뉴질랜드 호주 각 2명, 말레이시아 러시아 프랑스 각 2명, 나머지 영국을 제외한 나라는 모두 1명씩이었다.
중국유학생들이 많은 이유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중국 현지공장 파견근무가 가장 큰 이유로 손꼽히고 있다.
학교별로는 신현읍과 옛 장승포시 지역의 4∼5개 학교에서 적게는 10명에서 많게는 15명이 유학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학시기는 올해 초가 약 80%로 가장 많았고, 15%는 지난해, 나머지 5%는 2006년 이전이었다.
경남지역별로는 창원시 초등학생들이 234명(학력 미인정 63명)으로 가장 많이 해외유학길에 올랐고, 김해 160명(52명), 진주 93명(55명), 마산 84명(37명) 등 모두 807명으로 학력 미인정 유학 비율(경남지역 평균)은 43%(343명)였다.
거제시가 상대적으로 유학생수는 적지만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해외유학생 비율은 80%로 경남지역 평균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조기 해외유학 문제점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는데도 학부모들이 조기 해외유학을 강행하는 이유는 뭘까.
현행법은 의무교육 대상인 초·중학생에 대한 해외유학을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학교장, 교육장, 국제교육진흥원장의 유학인정 심사절차를 거친 경우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학력이 인정되는 경우는 ▲전공분야 특기생으로 학교장 추천에 의해 교육장이 인정한 예·체능계 중학생 ▲외국정부, 공공단체 또는 장학단체의 장학생으로 국제교육진흥원장의 허가를 받아 조기 유학하는 초·중학생 ▲이민·공무원 및 상사 주재원으로 해외파견, 부모의 해외취업 등에 가족이 외국으로 모두 출국해 합법 체류하며 정규학교에 다니다 귀국하는 경우 등이다.
이 3가지 방법 외 다른 수단으로 해외유학길에 오른 초·중학생은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더라도 학력을 인정받지 못한다. 또 국내에 재취학해 일정기간 이상 출석하지 않으면 진급은 물론 졸업도 할 수 없다.
다만,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해외유학생이 돌아와 다시 취학을 원할 경우 학교에서 교과목별 이수인정 평가위원회를 거쳐 학력인정을 받을 수 있다. 문제의 핵심이 되는 부분이다. 교과목별 이수인정 평가위원회에서 학력을 인정한다고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교과목별 이수인정 평가위원회에서 학력을 인정받지 못한 사례를 찾아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거제교육청 관계자는 "거제지역에서 해외유학을 상대적으로 많이 보내는 것은 강한 교육열 때문"이라면서도 "가장 큰 이유는 2∼3년 해외에 있다 와도 우기기만 하면(?) 유급되지 않고 나이에 맞는 학년으로 진급시켜 주거나 졸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서울교육청에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해외유학에서 돌아온 학생에 대한 강력한 유급조치를 지시하는 등 해외유학 진급심사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심각성을 인식, 해외유학에 대한 새로운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거제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