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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답답합니다. 열린우리당이 풍전등화(風前燈火)에 놓여 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저는 지난 6일 있었던 예비후보자와 지도부 연석회의에서 신설합당이나 흡수합당 등 형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것이며, 이는 합당선언문등에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정신을 계승하는 제 3기 민주정부를 세운다는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 했습니다. 그래야 당원들이 명분을 갖고 함께 갈 수 있고, “당원들이 신바람이 나야 국민들이 감동하고, 통합의 시너지효과가 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합당을 위한 합당으로 굴러가고 있습니다. 10일 우리당과 민주신당 지도부간에 합당을 선언하고, 이제 임시전당대회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말은 민주·개혁·평화세력의 결집을 이야기 하면서, 정작 그 실체인 참여정부는 부정하는 세력이 통합을 주도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저는 현재와 같은 통합은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고 생각합니다. 대의(大義)도 명분도 원칙도 감동도 없기 때문입니다. 통합의 시너지효과가 전혀 없습니다. 그것보다는 참여정부 계승세력과 참여정부 부정세력이 뒤엉켜서 국민들에게 실망과 혐오감만 줄 뿐입니다. 이대로 가면 12월 대선에서 실패할 확률이 90%이상입니다.

더욱이 일부에서는 지난 2월 14일 전당대회에서 대통합 신당을 결의했기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의결절차 없이 추인만 받으면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만, 왜 이렇게 합당을 강행하려 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또한, 따지자면, 민주당은 이미 통합을 반대한 상황인 만큼 대통합의 명분도 사라진 것이 아닙니까?

또한, 비록 낮은 지지도이지만, 지금도 열린우리당이 민주신당이나 민주당보다 지지도가 높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두 가지 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지금이라도 통합의 대의와 원칙을 세워 나가는 것입니다. 백번 양보하더라도 이번 합당은 정권교체가 아닌, 참여정부의 정신을 계승하는 정권 재창출임을 합의하고 대내외에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그러면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합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이와 같은 최소한의 기본원칙에도 합의하지 못한다면, 전당대회에서 당원의 뜻(표결)에 따라 다수결로 정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에는 무조건 합당안과 우리당 독자발전론을 놓고 맞짱 토론을 벌인 후 표결해야 할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열린우리당이 독자적으로 선거를 치르고 승리할 수 없다는 패배주의에 갇혀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열린우리당이 중심이 되어 선거에 임할 때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가슴에 뜨거운 열정을 안고 폭발할 때를 기다리고 계시는 애당 당원동지와 언제나 정의의 등불을 밝혀 주고 있는 자발적 지지자들 및 개혁 네티즌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또한, 선거 공학적으로도 DJP연합이나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의 경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후보단일화가 합당보다 훨씬 극적인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참으로 중요한 시기입니다. 열린우리당의 존패는 단순히 한 정당의 운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정당정치의 발전과 나라의 앞날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차대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긴 호흡을 하면서 두 눈 부릅뜨고 마음과 뜻을 모으고 행동할 때입니다.
저는 대의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강운태 기자는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입니다.


#열린우리당#참여정부#대통합#당원#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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