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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은 <설마 있을까 싶은 기이한 동물추적기>(프로네시스)  왼쪽은 독일어 원판 <Rätseltiere>
오른쪽은 <설마 있을까 싶은 기이한 동물추적기>(프로네시스) 왼쪽은 독일어 원판
<설마 있을까 싶은 기이한 동물 추적기>(저자 만프레트 라이츠). 이 책의 원제는 사실 'Ratseltiere' 즉, '신비의 동물'이며 2005년에 독일에서 출간되었다.

원제목 그대로 책 <설마 있을까 싶은 기이한 동물 추적기>는 신비동물학에 대한 소개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네스호의 괴물, 히말리야의 예티, 신비의 바다괴물에 대한 보고까지도 모두 신비동물학의 범주에 속한다. 때문에 이 책을 과학서의 범주로 볼 것인가 단순히 흥밋거리를 열거한 책에 지나지 않은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소 이견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신비동물을 소개하는 정도의 책은 아니다.

먼저 신비동물은 배경에는 인간의 상상력도 크게 한 몫을 했다는 점을 본격적인 본론의 서두인 '신화와 전설속의 동물들'에서 얘기하고 있다. 즉 신비동물학은 단순한 생물학에 머물지 않는다. 동물의 실존 여부를 따지기 위해 DNA를 분석하는 분자생물학이 동원되기도 하고, 문화학과 심리학적 해석도 동원된다. 때로는 장사 속과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신비동물을 조작하는 이도 나타나고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신비동물이 되고만 멸종 생물도 등장한다.

기이한 동물을 추적하는 주체는 인간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기이한 동물이 있게끔 된 데에는 인간의 탓도 크다는 점을 이 책은 지적하고 있다. 아주 최근의 일만 보아도 아메리카 대륙의 생물과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의 동물 중 상당수가 신비동물의 부류로 편입된 것은 인간의 끝없는 탐욕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이 책은 새삼 일깨워 준다. 이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분들은 <문명과 대량멸종의 역사>(프란츠 브로스위어 지음)를 참조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어쩌다 두 행성이 만났다. 한 행성이 다른 행성에게 말했다. "너 얼굴이 안 좋아 보여." 그랬더니 다른 행성이 대답했다. "호모 사피엔스가 내 등에 올라탔거든." 앞의 행성이 위로했다. "괜찮아. 조금만 참아. 좀 있으면 알아서 멸종할 거니까."
- 책 머리말 中


신비동물은 특이한 생물이 아니라 멸종의 길에 들어섰거나 간신히 멸종을 모면한 동물이다. 이러한 동물을 우연히 목격하고 인간들이 뒤늦게야 다시 찾아 나서는 것은 단지 별난 사람들의 탐험이 아니라 뒤늦은 반성이 아닐까.

인간이 급격히 조성한 인간맞춤형 생태계에 적응하지 못한 생물들은 도태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결국 인간의 멸종을 앞당길 뿐만 아니라 지구 생태계 전체를 위협한다는 경고가 신비 동물을 추적하고 소개하는 이 책의 재미 속에 녹아 들어가 있다.

단, 이 책의 특성상 삽화가 좀 더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신비동물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읽어가는 재미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설마 있을까 싶은 기이한 동물 추적기 - 신비동물학의 생물다양성 보고서

만프레트 라이츠 지음, 장혜경 옮김, 프로네시스(웅진)(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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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 '고주몽', '홍경래의 난' '처용'을 내 놓은 작가로서 현재도 꾸준한 집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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