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수 의료원장의 퇴진을 둘러싸고 넉 달째 갈등을 빚고 있는 경기도립의료원(수원·포천·의정부·파주·이천·안성의료원) 노사 관계가 극한 대치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경기도립의료원지부는 9~17일 사이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했다고 19일 밝혔다. 전체 조합원 642명 가운데 616명(96%)이 참가한 이 찬반투표에서 537명(83.6%)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경기도립의료원지부는 노동위원회의 조정 마감시한인 오는 21일 자정까지 노사 교섭이 타결되지 않으면 22일 오전 7시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조는 필수인력을 뺀 400여 명이 수원의료원에 모여 집단행동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앞서 지난 6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냈다.
노사는 7월 5일부터 지난 17일까지 7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양쪽의 주장이 팽팽하게 엇갈리면서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의료원 발전 위한 신·증축계획 추진 ▲시설, 장비, 우수의료진 확충을 통한 공공의료 확대 ▲장대수 의료원장 퇴진 및 직장내 폭언 금지 ▲2006년 노사합의 이행 ▲2007년 산별중앙교섭 및 지방의료원 중앙교섭 합의사항 수용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며 6월 18일부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장대수 의료원장이 노조와의 직접대화에 나서지 않음으로써 교섭이 파행돼 왔다. 의료원 쪽은 노조에게 의료원장 퇴진 요구 철회와 천막농성장 및 대자보를 철거를 교섭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장 의료원장은 최근 도의원 4명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임명권자인 김문수 도지사가 자신을 불신임하거나 ▲노조가 고통분담 차원에서 2006년, 2007년 직원 임금 인상분(25억여 원)을 반납한다면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 쪽은 직원들의 2년치 임금인상분을 모아 병원 쪽에 반납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장 의료원장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지숙 수원의료원지부장은 "취임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의료원장은 병원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지 않은 채 자신이 정한 기준에 따라 병원 업무를 마비시키고 모든 잘못을 직원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이런 의료원장에 대한 현장의 퇴진 요구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21일 도의회를 방문하여 장대수 의료원장이 퇴진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2006~2007년 임금 인상분을 반납할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1일이 경기도립의료원사태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지부장은 "그만큼 장대수 의료원장에 대한 조합원들의 퇴진 요구가 절박하다"면서 "의료원장의 퇴진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임단협의 많은 부분이 풀릴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파업으로 가지 않고 노사가 자율교섭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립의료원 쪽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담당자가 출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장을 밝히기를 꺼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