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에 한 번씩 어김없이 우리나라에서 공연하면서도 매번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게 만드는 이유는 뭘까.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무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는 주말 오후 공연이 열리는 목동 아이스링크를 찾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을 찾을 때마다 다양한 레퍼토리와 독특한 소품들을 이용해 끊임없이 변신하는 볼쇼이발레단의 노력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하겠다.
거기에 유럽챔피언 출신이자 러시아 공훈예술가인 볼쇼이발레단의 이고르 보브린 단장의 열정과 공연에 참여하는 선수들의 출중한 기량이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는 것을 공연을 지켜본 사람들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2시간여 동안 쉴 틈 없이 몰아치는 격정적인 볼쇼이아이스쇼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서커스와 발레공연, 그리고 뮤지컬을 한 곳에서 모두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스케이트를 신지 않고서도 하기 어려운 고난이도의 묘기들이 공연 내내 속출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여기가 진짜 아이스링크가 맞나?'라는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여자선수를 공중에서 회전을 시키는 것은 물론 한 손으로 남자선수의 허리 높이에서 쉴 새 없이 파트너를 돌리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현기증이 다 느껴질 정도다.
2007 볼쇼이아이스쇼는 평일 공연과 주말 공연의 레퍼토리를 차별화하여 골라볼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평일에는 <호두까기인형>과 <노트르담 드 파리>를 테마로 한 발레공연이 펼쳐지고, 주말 및 공휴일에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어린이들도 익숙한 <백설공주>와 <로미오와 줄리엣>의 감동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출연진들의 기량이 뛰어나지만 특히 일리야 클림킨은 발군의 실력을 보이며 많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내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또한 볼쇼이발레단의 단장 겸 총감독을 맡고 있는 이고르 보브린도 직접 공연에 나서 그의 기량이 결코 녹슬지 않았음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공연을 관람할 관객들에게 알려줄 팁 하나. 목동아이스링크는 주차장을 이용할 경우 진출입로가 비좁아 많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고, 오랜 시간 딱딱한 의자에 앉아있는 것이 힘든 사람들은 개인 방석을 하나씩 준비해 가는 것도 좋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