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가족이 물에 빠졌을 때 쉽게 이성을 유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무턱대고 물에 들어가는 것은 금물. 물에 빠진 사람은 그야말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기 때문에 섣불리 다가섰다가는 함께 변을 당할 위험이 높다.
사람이 물에 빠졌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119 신고'다. 한강 수난 관련 사고는 반포대교를 기점으로 상류는 성동소방서, 하류는 영등포소방서 산하의 수난구조대가 긴급출동에 나선다. 신고를 했다면 빠른 구조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수단을 동원하여 구조 활동을 펼쳐야 한다.
죽기를 결심하고 다리에서 뛰어내린 사람을 발견했을 때도 즉각적인 신고가 필요하다. 자살기도의 경우에는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기 때문에 신고를 할 때는 어느 다리의 몇 번째 교각인지 알려야 보다 빠른 수색이 가능하다. 이때의 신고 방법은 다리의 남쪽 혹은 북쪽에서 몇 번째 교각인지 말하면 된다.
사람이 물에 빠진 것을 본 뒤 신고를 하고 나서 최대한의 응급조치를 취해야 할 터. 한강둔치에는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할 수 있도록 구명부환이 비치되어 있다. 하지만 구명부환이 설치되어 있는 간격은 짧아도 100m 이상, 길게는 200m 이상이고 구명부환이 무겁기 때문에 일정거리 밖에서는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
실제로 땅 위에서 구명부환을 던진 결과 20대 젊은 남성이 던져도 약 10m 정도 밖에 날아가지 못했다. 물이 닿는 부분은 비탈져 있기 때문에 구명부환을 던지기 어려운 자세가 나온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실제로 날아갈 수 있는 거리는 더욱 짧아진다. 한강관리사업소 측에서는 "구명부환의 속에는 구명부환이 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철심이 들어 있어 무거운 것"이라며 "이는 한국선급의 기준에 따라 만들어진 규격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중범 부대장은 "(구명부환이) 무거워서 성인 남자가 강에 던져도 10~15m 이상 날아가기 힘들다. 이것도 가벼운 재질로 바뀌어서 누구나 던질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구명부환 개수가 부족해 수난구조대에서 20~30m 당 한개 정도 설치하는 방향으로 건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생명을 살리는 사랑의 깍지 '심폐소생술'
만약 수영을 하여 구조를 시도할 때는 물에 빠진 사람의 5m 전방에서 잠수하여 뒤로 접근한다. 뒤에서 접근하여 요구조자의 턱을 감싸 안은 뒤 헤엄쳐 나오는 방법이 가장 안전하다. 만약 사람을 안고 수영하기가 힘들 경우 셔츠 등을 이용하여 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 만약 구조 도중 사람에게 붙들릴 경우 모두 위험해지기 때문에 잡히는 즉시 잠수하여 빠져나와 다른 방법을 찾는다.
물에 빠진 사람이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면 산소결핍 3분부터 뇌 쇼크가 시작되고, 4분부터는 뇌사가 진행된다. 이 4분이 지나가면 신체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물에서 구조된 사람이 숨을 쉬지 않거나 심장 박동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꾸준히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해야 한다. 처음 물에서 건져낸 사람부터 응급요원, 병원 이송시까지 지속적으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환자를 위험에서 구할 수 있다. 심폐소생술을 하지 못하더라도 강하게 가슴을 눌러주면 심폐소생술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구조 의지가 중요하다.
술을 마신 뒤에 호기롭게 수영을 하러 들어갔거나 자살하기 위해 강에 뛰어든 사람들은 최대한 발견 즉시 신고하지 않는다면 목숨을 잃을 위험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신고와 구조의 높은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
단순히 정말 물놀이를 위해 한강을 찾은 사람이라면 "한강 바닥은 진흙인 데다 불규칙하기 때문에 순식간에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질 수 있다"는 한강수난구조대원의 말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한강에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한강을 제대로 즐기려면 강변의 시원한 바람을 맞거나 강 위에서 보트, 유람선을 타는 것이 안전하고 쾌적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