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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멀쩡한 가스레인지에 붙은 3000원짜리 스티커
아직도 멀쩡한 가스레인지에 붙은 3000원짜리 스티커 ⓒ 정현순
“얘, 이 가스레인지 멀쩡한데 버리려고? 벌써 스티커가 붙어 있네.”
“오래됐는데 아직도 못 버리고 있어.”
“광명시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니깐 사용 가능한 것은 무료로 수거해 간다는데.”
“진짜야, 몰랐지. 진작 알았으면 스티커 안 붙여놓는 건데.”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지금이라도 가지고 가면 좋겠다.”

딸아이 집 베란다에 놓여있는 새 것 같은 가스레인지에 3000원짜리 생활폐기물 처리스티커가 붙여있었다. 이래저래 아까웠다. 딸은 안 해도 되는 지출을 해서 아까웠고, 사용 가능한 물건을 그대로 버리게 되어서 아까웠다. 새로 이사 온 집에 가스레인지가 부착되어 있어 기존에 사용하던 가스렌즈가 필요 없게 된 것이다.

5년 사용했지만 젊은 맞벌이 주부가 쓰던 거라 아직도 몇 년은 충분히 더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아까운 마음이 더 들었던 것이다. 나도 얼마 전 오래된 재봉틀을 버린 적이 있었다. 요즘 거의 쓸 일이 없는 재봉틀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지도 어느새 20여년이 되었다. 이사 오기 전에 버리고 올까 말까 하다가 아까운 마음에 가지고 오긴 했었다.

오래되긴 했지만 사용하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어 그냥 버리기에는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망설이다가 버리기로 결정을 하고 스티커 문제로 경비실로 갔다. 하지만 경비실에는 아무도 없어 다시 경비실을 찾기로 하고 그대로 내놓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재봉틀을 내놓은 곳을 살펴봤다.

그때 그 재봉틀은 분해되어 있었고 두 사람이 필요한 것을 고르는 듯 했다. 잠시 후 재봉틀은 어디로 갔는지 감쪽같이 없어지고 말았다. 그 두 사람이 필요했었나 보다.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놓으면서 “필요한 사람은 가지고 가세요”라고 써 붙이려다가 ‘요즘엔 크기도 작고 더 좋은 재봉틀이 많이 있는데 누가 이렇게 오래된 저것을 가지고 갈까?’ 하는 생각에 그만둔 것이었다.

재봉틀 문제가 잘 해결이 되어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그러다 우연히 광명시청 홈페이지를 들어가게 되었다. 그곳에는 여러 가지 정보가 있었다. 취업정보, 환경, 폐기물처리, 나눔장터, 재활용센터 등 많은 정보가 있었다.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흝어보던 중 재활용센터라는 곳을 들어가 봤다.

그곳에는 대형 폐기물 중 가전, 가구 등을 무상으로 수거하여 재이용 및 수리, 수선이 가능한 물품을 교환, 판매하는 재활용센터를 운영 중이라는 안내문이 있었다. 무슨 소리인가하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가전, 가구류 중 현재 사용가능한 물건일 경우의 재활용센터로 연락하여 접수된 순서대로 직원이 방문하여 무상으로 수거해드립니다. 다만 재사용이 불가능한 제품이나 사용 불가능한 제품은 청소대행업체로 연락하여 대형생활폐기물 수료납부 후 처리해야 합니다"라고 상세히 설명이 되어있었다. "취급품목: 냉장고, 세탁기, TV, VTR, 냉 난방제품 등 가전제품, 생활가구, 사무용가구 등 각종가구." 반갑고 좋은 정보였다.

이번 경우 뿐 아니라 사용하던 중 필요 없지만, 사용 가능한 것을 처분할 때에는 늘 아깝고 죄스러운 마음이 들곤 했었다. 그런 마음은 비록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라 생각이 된다. 나에게는 필요 없지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새 임자를 만난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는 나도 이 방법을 꼭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좋은 방법이라해도 어떤 개인이 한다면 얼마 하지 못해서 한계를 느낄 수 있지만 공공단체에서 앞장선다면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직은 홍보 부족이라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앞으로 좀 더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좋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된다면 버려지는 쓰레기도 줄일 수 있어 좋고, 우린 그만큼 쓰레기 몸살을 줄일 수 있어 좋을 것이다.
#재활용#가구#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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