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 예비경선 결과가 5일 오후 발표된다. 9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4명의 후보는 탈락하고, 5명이 본경선에 진출하게 된다. 이를 위해 3~4일 이틀 동안 전화 여론조사가 실시된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9명의 민주신당 대선 예비후보 지지자들이 밝히는 '지지 이유'를 이틀에 걸쳐 소개한다. 1차로 3일에는 손학규·정동영·한명숙·추미애·신기남 후보를 소개한다. 이어 4일에는 이해찬·유시민·천정배·김두관 후보를 소개할 예정이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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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통은 이 세상 모든 사람의 근심이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8월 중순 경. 저는 전 국무총리이자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국회의원인 한명숙이 낸 책을 읽었습니다. <사랑은 두려워하지 않습니다>라는, 현재 신학자이자 교수인 남편이 정치사범으로 13년의 옥고를 치루는 동안 두 사람이 나눈 편지글을 모은 책입니다. ‘나의 고통은 이 세상 모든 사람의 근심이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는 위의 글은, 남편을 옥중에 두고 그녀마저도 '크리스찬 아카데미' 사건으로 2년 반의 옥고를 치루고 나온 뒤, 1981년의 편지에 쓴 글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억압과 투옥, 고문, 피의 항쟁을 겪고 나서도 ‘세상 모든 사람의 근심’을 걱정하고 그것을 위해 싸우겠다는 결심은 보통의 인간이라면 할 수 없는 다짐일 것입니다. 그 때의 결심이 오늘의 한명숙을 지탱하는 근간이라는 것은 의심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종교인의 마음으로 국민 고통을 헤아리고 심부름꾼의 자세로 국민 섬기는 한명숙 저는 요즘 TV나 신문에서 한명숙의 모습을 볼 때마다 26년 전, 그 편지글을 떠올립니다. 그녀가 ‘선진사회’며 ‘교육과 복지의 혁명’, ‘대륙경제’를 이야기할 때마다 그녀의 왼쪽 가슴에 낙인처럼 찍힌 ‘고통’을 봅니다. 그녀의 얼굴에 환한 웃음은 자신이 즐거워서가 아니라, 이웃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서라는 것을 마음으로 느낍니다. 아마도 세습직을 제외하고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가장 높은 지위에 오른 여성으로 기록될 한명숙. 그녀가 정치를 하는 이유는, 40년 전 여성은 결혼이나 임신과 함께 퇴직해야 한다는 사회의 편견에 맞서 싸우고 20년 전 민주화 물결 속에서 전경들에게 장미꽃을 달아주던 이유와 다르지 않습니다. 계절에 따라 옷 갈아입듯 사안마다 입장과 태도를 달리하고, 그것으로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고 영향력을 키워가는 정치인들의 속성에 비추어 볼 때. 그녀의 결심은 고지식해보일 수도 있습니다. 순진난만해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믿습니다. 우리 사회는 한명숙처럼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에 의해 발전해왔습니다. 한명숙 같은 이들이 없었다면 우리들의 평균적인 삶이 이렇게 윤택하고 풍요로워질 수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의 아들딸이 동등하게 대접받고 사상과 문화의 자유를 누릴 수 없었을 것입니다. 고통 받는 이웃에게 자신의 가난한 어깨를 내밀고 사회 밑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밟아 올라온 한명숙. 재물에 대한 욕심 하나 없이, 대한민국이 민주화되고 선진화된 만큼의 자유와 평화를 가장 큰 자산으로 여기는 한명숙. 그녀야말로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민초의 성공신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결심했습니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는 종교인의 마음으로 국민의 고통을 헤아리고 심부름꾼의 자세로 국민을 섬기는 한명숙을 지지합니다. 대한민국 1%를 제외한 모든 국민과 똑같이.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스스로의 노력으로 공부하고 일가를 이루어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사회에서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성공한 정치인. 우리 아이들에게 최고의 성공모델을 보여준 한명숙을 지지합니다. 덧붙여 제가 한명숙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 몇 가지를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1. 한명숙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리더입니다 미국의 <Forbes>라는 잡지가 있습니다. 세계의 CEO, 경제학자들이 교과서로 받드는 매거진입니다. Forbes 선정, 2006년도 세계의 영향력 있는 여성리더 100인 중에서 낯익은 한국인의 이름을 발견했습니다. 한명숙입니다. 같은 해, <Marie Claire>라는 잡지에서 선정한 7인의 세계적인 여성정치인에도 뽑혔습니다. 우리에게는 삼성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성공한 여성정치인이자 우리 정치의 품격을 높여준 한명숙. 저는 한명숙을 지지합니다. 2. 한명숙은 파이오니아입니다 오랜 여성운동을 거쳐 최초의 여성부 장관, 최초의 여성 국무총리를 거치면서 가족법 개정, 모성보호법 제정 등 여성인권의 새 역사를 써왔습니다. 국무총리 때는 전경련 등 경제 6단체, 한기총 등 종교 3단체, 한국노총 등 노동계외 시민사회가 망라된 저출산고령화사회협약을 체결하여 사회적 대타협의 한국적 모델을 탄생시켰습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개척자. 저는 한명숙을 지지합니다. 3. 한명숙은 탁월한 분쟁조정관입니다 평택 미군기지 이전 문제에 대해 진압명령이 초읽기에 들어갔을 때, 한명숙은 대통령에게 1주일의 시간을 얻어 담당부처와 지역주민을 설득했습니다. 일부 노동자, 농민의 과격시위가 사회문제화 되자 시위대표자와 경찰을 설득해 상호 양해각서를 체결하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과격시위는 1/3로 감소했습니다. 대통령도 포기한 장항산단의 갈등을 해결했습니다. 대통령은 총리의 능력에 찬사를 보내면서 대한민국에는 이제 한명숙 총리와 같은 어머니의 리더십,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평화를 사랑하고 대타협으로 갈등과 분쟁을 잠재우는 그녀. 저는 한명숙을 지지합니다. 4. 한명숙은 생활혁명가입니다 환경부 장관 때는 역대 장관 중에 활동비를 가장 적게 쓴 ‘검소한 장관’으로 뽑혔습니다. 국무총리 때는 집무실 꽃꽂이 비용을 직원들 식단 개선 비용으로 돌렸습니다. 전례나 권위의식에 휘둘리지 않고 불합리한 점을 개선해갔습니다. 국민의 세금을 생활비 아끼듯 하는 그녀. 저는 한명숙을 지지합니다. 5. 한명숙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민주화 운동으로 투옥되고 고문당하면서도 도망치지 않았습니다. 유신독재와 군사독재에 열렬히 맞서 싸웠습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장관, 총리를 지내면서 민주개혁의 초심을 잃지 않았습니다. 열린 우리당과 지지율이 낮아진 대통령을 비난하며 반사이익을 노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명숙은 자신의 둥지를 스스로 허물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서 있는 곳이 곧, 대한민국 정치의 좌표였습니다. 질서있고 신뢰받는 대통합을 위해 마지막까지 열린우리당과 함께 한 그녀. 민주화의 한 길을 걸어온 그녀. 저는 한명숙을 지지합니다. 6. 한명숙은 마음이 부자입니다 평양출신 이산가족으로, 산동네 판잣집에서부터 지하방, 옥탑방을 전전하다 총리 지명자가 될 즈음에야 아파트 한 채 분양받았습니다. 출세나 재테크가 아니라, 박봉에 생활비까지 내놓아야 하는 사회운동에 인생을 바쳤기 때문입니다. 좁은 집에 살아도 마음이 부자인 그녀. 저는 한명숙을 지지합니다. 7. 한명숙은 깨끗합니다 한나라당이 제 눈의 들보는 감추고 남의 눈에 티끌 찾아낸다고 눈이 발갰던 총리인준 청문회 때. 아무리 털어도 먼지 하나 안 나왔습니다. 홍사덕 5선 의원과 국회의원 선거에서 붙었을 때도, 상대 캠프로부터 ‘네거티브 할래야 할 게 없다’는 고백을 받아냈습니다. 거짓말하지 않고 합리적이며 깨끗한 그녀. 저는 한명숙을 지지합니다. 8. 한명숙은 국민을 섬깁니다 사회운동, 생활운동가로 30년, 정치인으로 7년을 살았습니다. 정치는 정치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것이라는 신념이 그녀의 몸과 마음을 지배합니다. 누구나 떠드는 ‘국민의 뜻’이라는 말. 그녀의 입에서 나올 때 비로소 혼이 담긴 말이 됩니다. 한없이 자신을 낮추며 겸허한 그녀. 저는 한명숙을 지지합니다. 9. 한명숙은 용서합니다
총리 인준 청문회에서 박영선 의원이 물었습니다. ‘한 많은 삶을 살아왔는데, 그렇게 한 맺히게 한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느냐’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저는 한이 맺히지 않았습니다. 굴곡이 많은 우리 현대사 속에 상처받은 사람은 저뿐만이 아닙니다.’ 남북 민족 전체, 사회 전체의 상처를 먼저 치유하기 위해 자신의 상처는 깊숙이 감춘 그녀. 저는 한명숙을 지지합니다. 양심의 목소리로 감히 말합니다. 저는 깨끗하고 유능하며 겸손한 한명숙을 대통령 후보로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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