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 김지은 기자사진 : 권우성 기자동영상 : 김정훈 기자정리 및 진행 : 김당·이종호 기자
[3신 대체 : 9일 오후 6시 35분]'심바람' 심상정 "변화는 시작, 대표선수 교체하자"
'담담한' 권영길 "아쉬운 결과, 그러나 상황은 낙관적"신바람 아닌 '심바람'이 '대세론'을 막아섰다. 권영길 후보는 총 득표율에서 0.63%p 부족한 과반의 벽을 넘지 못해 대선후보 확정에 실패했다. 이로써 권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10일부터 시작되는 2차 결선투표에서 다시 맞붙게 됐다.
백현종 민주노동당 경선관리위원장은 9일 개표결과 발표를 통해 "어느 후보도 총 득표율 50%를 넘지 못해 당규 24호에 의거, 기호 1번 심상정(2위)·기호 3번 권영길(1위) 후보를 놓고 10일부터 15일까지 전국 결선투표를 진행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공표된 개표 결과는 다음과 같다.
기호 1번 심상정 26.08%(10064표)
기호 2번 노회찬 24.56%(9478표)
기호 3번 권영길 49.37%(19053표)
관건은 1차 투표에서 탈락한 노 후보와 2위 심 후보의 연대 여부다. 아직 노회찬-심상정 연대 여부는 불투명하다. 노 후보를 지지한 표심이 심 후보에게 쏠릴 경우, 2차 결선투표에서 권 후보를 누르는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 물론 1, 2위간 표 차이가 커서 이변은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심상정] 환한 심상정 "변화는 시작됐다, 대역전 드라마 만들어 달라"개표결과 발표 후 기자들 앞에 모습을 나타낸 심 후보는 사뭇 밝은 표정이었다. 반면 권 후보는 담담한 모습이었다.
기자회견에서 심 후보는 "민주노동당의 변화를 주목해달라"며 "15일 결선투표 결과 발표에서 대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심 후보는 특히 노 후보를 지지한 표심이 자신에게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 후보는 "노 후보를 지지한 표심은 당의 변화를 열망하는 표심이고 그 열망은 '대표선수 교체'였다"며 "그 표심은 결선에서 심상정을 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 후보는 거듭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고 간다는 고사가 있다"며 "그 말은 때가 되면 낡은 것은 도태되고 새로운 것이 도전한다는 얘기다. 오늘 1차 경선 결과는 역동적 변화를 주문하는 당원들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경선과정에서 바람을 탄 '심상정 대안론'을 두고도 "경선 과정에서 당원 동지들이 보내준 분에 넘치는 사랑과 관심은 우리 당의 변화와 혁신을 완수하라는 준엄한 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자평했다.
이어 심 후보는 "민주노동당의 변화를 주목해달라"며 "15일 감동적인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해서 민주노동당 대선 승리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권영길] "1차 당선 실패 아쉽지만, 상황은 낙관적"심 후보와 나란히 앉은 권 후보는 예상치 못했던 결과라는 듯 다소 의기소침 했다. 권 후보는 "1차에서 당선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그러나 권 후보는 "모든 상황이 권영길에게 낙관적이라고 보고 있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개표 결과에 대해서도 권 후보는 "진보정당에 있어 놀랄만한 득표"라며 " 권영길이었기 때문에, 권영길과 함께 걸어가는 길이 대선 승리의 길이라는 생각에서 당원들이 50%에 가까운 지지를 보였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과정에서 당의 변화와 혁신을 내세운 심상정·노회찬 후보가 둘이 합쳐 50%를 넘은 지지율을 보인 데 대해서는 "누구도 민주노동당의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 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며 "그 역동성의 내용은 당원들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권 후보는 노 후보와의 인연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권 후보는 "노회찬 동지와는 97년 출마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함께 걸어온 사이다. 97년 대선, 민주노동당 창당 준비 과정에서뿐 아니라 당 대표와 사무총장으로서도 함께 길을 걸어왔다"며 "노회찬 동지에게 더욱더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고 말했다.
[노회찬] "경선 결과 받아들인다... 변화·혁신 위한 목소리 하나로 뭉쳐야"이날 결선행 진출에 실패한 노회찬 후보는 경선 결과에 승복했다. 노 후보는 "민심이 천심이라고 했다"며 "오늘 투표 결과를 통해 나타난 당원들의 마음을 저 푸른 하늘처럼 무겁게 소중하게 받아 안겠다"고 밝혔다.
노 후보는 또 "선거 과정에서 있었던 이런저런 모든 일들을 가슴속에 그대로 묻겠다"며 "그간 노회찬을 지원해주신 당원동지와, (아내인) 김지선 동지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노 후보는 "17대 대선 예비후보로서 저의 소임은 오늘로서 마치지만 민주노동당의 대선 승리와 집권을 위해 이 한 몸 바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 후보는 경선승복 연설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강조해 심 후보에 대한 우회적인 지지를 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노 후보는 "노회찬에게 보여줬던 당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열정은 끝내 이 당을 바꾸고야 말 것"이라며 "이 순간부터 민주노동당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여러 움직임들, 여러 목소리들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2신 : 9일 오후 4시 17분] 권영길 "오늘로 경선 끝내자"... 심상정·노회찬 "역전 드라마 만들어달라" 개표결과 발표를 앞두고 민주노동당의 대선후보들이 마지막 사자후를 토해냈다. 1위인 권영길 후보는 "오늘로 후보선출을 끝내자"고 호소한 반면에, 심상정·노회찬 후보는 "역전의 드라마로 변화를 택해달라"고 강조했다.
[심상정] "'심바람' 태풍으로 진보정당 여성 대통령 후보 만들어달라"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기호 1번 심상정 후보는 "이번 민주노동당의 대선후보 경선은 ‘10년 얼굴'인 권영길 후보 대세론이냐, ‘혁신과 변화의 상징'인 심상정 대안론이냐"라며 "바로 민주노동당의 과거와 미래의 경선"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경선에서 권 후보에 맞서 충북지역에서 1위를 하는 등 바람을 일으킨 심 후보는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진보정당 다운 역동성을 보여야 한다"며 "당원여러분이 일으킨 강력한 '심바람' 태풍으로 15일 결선투표에서 감동적인 드라마를 만들어 민주노동당 집권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심 후보는 현재 정당을 통틀어 지지율 1위인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겨냥해 "이번 대선은 이명박 후보를 상대하는 선거"라며 "‘경제 대통령'을 내세우는 이 후보에게는 경제로 승부수를 던지는 내가 맞수"라고 주장했다.
이어 심 후보는 "수도권은 변화와 혁신의 중심지"라며 "보수정당의 남성 후보들과 진보정당의 여성후보가 맞붙는 드라마를 만들어달라"고 강조했다.
[노회찬] "세상 바꾸기 전에 우리부터 혁신해야"... '역전' 호소
재킷을 벗은 채 하늘색 셔츠의 소매를 걷어부치고 연단에 선 기호 2번 노회찬 후보는 "한나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장수인 나를 본선에 보내달라"고 주장했다.
또한 노 후보는 "저 치열한 대선 본선에는 적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장수를 내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내가 싸울 상대는 범여권 따위가 아니다. 이명박 후보를 민중의 힘으로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는 심 후보와 마찬가지로 당의 혁신과 변화를 강조했다. 이미 대선에 세 번째 도전하는 권 후보가 아닌 자신을 선택해달라는 얘기다.
노 후보는 "거의 절반 가까운 득표력을 올린 권 후보를 보며 민주노동당의 과거는 참 대단하다, 무서운 바람을 일으킨 심 후보를 보며 민주노동당의 미래는 참 밝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선은 100일 앞으로 현재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또 노 후보는 "세상을 바꾸겠다는 민주노동당을 지지하고 싶은 많은 분들은 세상을 바꾸기 전에 민주노동당부터 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서울·경기·인천 당원 여러분들의 힘으로 경선의 역전 드라마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권영길] "오늘로 경선 끝내자"... '대세론' 권영길 '이대로 쭉~' 강조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권영길 후보는 대세론을 강조하며 ‘이대로, 쭉'을 외쳤다.
권 후보는 "사람은 생각하기 나름이더라"며 "강원 경선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는 ‘득표율이 50.0001%이라도 좋으니 과반수만 넘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50.0%이 나오니까 ‘아예 53% 정도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권 후보는 "그간 태연한 척했지만 사실 몇 퍼센트나 나올지 가슴을 졸였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가슴 조마조마한 것은 오늘로서 끝냈으면 좋겠다"며 자신으로 후보를 확정해달라고 호소했다.
권 후보는 "오늘도 저에게 당선 가능성을 점치며 소감을 묻는 이들이 있었다. 감으로 몇시간 후에 (내가) 당선 될 것 같은데 하여튼 기다려보자"는 농담을 하며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권 후보는 또한 "이 자리(역도경기장)는 2000년 민주노동당이 창당된 자리다. 가시밭길 같던 창당 시절부터 지금까지 고난의 길을 손으로 하나하나 일궈 성장시킨 여러분에게 감사하다"며 당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1신 : 9일 오후 3시 20분]"민노당 경선장, 아이들 데려와도 걱정 없어요"
"이런 시설이 없으면 애 있는 부모들은 못옵니다."9일 오후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 선출대회가 열리는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 입구 옆에 마련된 야외놀이방에서 어린이 20여명이 신나게 뛰어놀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자녀를 데리고 대회에 참석하는 부모들을 위해 마련한 1일 탁아소이다.
아이 업고 안고 대회장 찾은 당원들이 덕분에 아이들을 업거나 안고 대회장을 찾은 당원들이 적지 않다. 다른 정당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4살짜리 딸과 함께 대회장을 찾은 당원 임승희(31)씨는 "1일 놀이방 마련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런 시설이 없으면 아이가 있는 당원들은 경선장에 오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임씨는 "아이들이 경선장 안에서 떠들면 남에게도 피해가 되고 부모들도 대회에 집중하기 힘든데 놀이방이 있으니 아이들을 맡기고 마음 편히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역시 초등학교 4학년 딸을 데리고 온 이창규(43)씨도 "우리 당 행사에는 항상 야외 놀이방이나 1일 탁아소가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참여할 수가 있다"며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매여있지 않아도 되니 좋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정당들이 대선을 앞두고 보육정책을 강조하지만 생활속에서부터 실천하지 않는다면 진정성이 있다고 볼 수 있겠느냐"며 "이런 모습이 아마 다른 정당과 민주노동당의 차이일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딸을 데리고 온 문성진(41)씨는 "자연스럽게 민주주의를 체험하게 하는 교육의 장이 되기도 한다"며 "오늘도 딸에게 대략 어떤 자리인지 미리 설명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날 야외놀이방의 관리를 맡은 중앙당 총무실의 최영기 부장은 "민주노동당은 집회나 회의, 경선 등 당 행사 때면 언제나 자녀가 있는 노동자 당원을 위해 놀이시설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득표율 50% 권영길, 후보로 확정되나한편, 민주노동당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수도권(서울·인천·경기) 후보 선출대회를 시작했다. 오후 4시 30분께면 개표결과와 함께 대선 후보가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득표율 50%를 보인 권영길 후보가 수도권 개표결과를 합한 총득표에서도 과반수를 넘어 대선 후보로 확정될지가 관심사다. 권 후보가 과반수를 넘지 못할 경우 2위 후보와 다시 결선투표를 하게 된다. 심상정·노회찬 후보의 현재까지 득표율은 각각 25.5%, 24.5%다.
현재 대회장인 역도경기장 내에는 당직자와 당원 등 600여명이 입장한 상태다. 속속 당원들이 대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당원들은 민주노동당을 상징하는 주황색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무대 양 옆에는 '진보진영 총단결로 대선승리 이룩하자' '한미FTA 저지하고 비정규직 철폐하자'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