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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레이코프는 전작인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로 국내에도 상당한 독자를 확보한 미국의 언어학자 겸 정치컨설턴트다. 조지 레이코프는 미국 내에서 줄곧 민주당 지지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하면 보수주의자들의 공화당정권을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전복시킬까를 고민한 사람이다.

 

그런 문제의식에서 전작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를 썼고, 이번에는 <프레임전쟁>을 출판한 것이다. 사실, 조지 레리코프가 주장하는 프레임과 관련된 전술들은 역사이래로 보수주의자들이 사용한 기만적 전술에서 유래를 한다. 그것을 조지 레이코프가 진보조진영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변용한 것이다.

 

프레임에 관한 설명은 전작에 대한 서평에서 충분히 취급했으므로, 오늘은 "이중개념주의자"에 대해서만 논해보기로 한다.

 

우리는 흔히 사람들을 진보적이거나 보수적이거나 중도적이라고 분류를 한다. 이런 분류는 현재 선거운동을 치르는 정치참모들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분류한 결과로서 각 집단들의 표를 자신에게로 모으기 위해서 각 정당은 다양한 공약들을 개발하고 선거전에서 제시한다.

 

그런데, 조지 레이코프가 보기에는 이런 진보진영의 선거전략이 별로 유효하지 않다고 한다. 빛 좋은 개살구라고, 그럴싸한 공약이기는 하지만 유권자들에게는 별로 먹혀들지 앟고, 결과적으로는 진보정당(미국의 경우는 민주당)을 내부적으로 우경화시키는 효과만 가져온다는 것이다.

 

조지 레이코프는 공약이 아니라 "가치"에 근거한 선거캠페인을 하라고 주장한다. 보수주의자들이 일말의 양보도 없이 자신들과 기득권계층에 유리한 주장을 하는 것처럼, 진보진영 또한 자신의 가치가 투사된 주장들로 보수주의자들과 대립각을 세우라는 것이다.

 

그렇게 할 때만 부동표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이중개념주의자"의 진보적인 의사결정구조를 활성화시켜 진보적인 투표를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여기서 "이중개념주의자"란 조지 레이코프가 고안한 용어로, 통상 우리가 중도적이라고 부르는 유권자들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의이다. 즉, 어떤 사람을 중도적이라고 부르는 것은 선거전에서 기본적으로 개념 정의에서 틀리고 시작한다는 것이다.

 

중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조지 레이코프 이론의 시사점이다. 단지 한 개인은 정치적으로 보수인데 가정에서는 진보적이거나, 반대로 정치적으로는 진보적인데 가정에서는 엄격한 아버지인 것처럼, 다양한 의사결정의 의제와 층위에서 서로 일관되지 않게 진보적이거나 보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부동층들을 통틀어서 "이중개념주의자"라고 부르고, 이들을 진보진영의 표로 만들려면 그들의 진보적 의사결정구조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부하고 말뿐인 공약이 아니라 "진보적인 가치"에 기반해서 명료한 주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사회와 국가의 우경화 바람이 거세다고 해서 진보진영마저 우측으로 이동한 주장들을 한다면 근본적으로 보수주의자들이 깔아놓은 덫에 걸려드는 것이다.


프레임 전쟁 - 보수에 맞서는 진보의 성공전략

조지 레이코프.로크리지연구소 지음, 나익주 옮김, 창비(2007)


#이중개념주의자#프레임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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