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외국인근로자 단속으로 원성을 샀던 법무부 출입국 직원들이 불우 외국인근로자 돕기에 나섰다. 아울러 일회성 사업이 아닌 지속적 사업으로 펼쳐나가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출입국본부)와 각 지역 출입국사무소(지역사무소) 직원들이 1년 넘게 키웠던 돼지저금통을 깨서 어려운 환경에 처한 외국인근로자들의 추석 성금으로 전달했다.
출입국본부와 서울사무소, 부산, 대구, 제주, 청주 등 18개 사무소 직원들은 지난해 3월부터 어려운 환경에 처한 외국인근로자들을 돕기 위해 돼지저금통 사업을 펴왔다. 그렇게 정성껏 모은 1750여만원을 지난 17~18일 이틀 동안 40여 명의 외국인근로자들에게 성금으로 전달했다.
출입국본부가 후원한 한 중국인 남성(53·서울 금천구 거주)은 골수암으로 투병 중이며, 중국인 아내와 아들과 함께 월세 12만원짜리 방에서 거주하고 있다. 또 대구사무소가 후원한 한 베트남 여성(26)은 한국 남편이 공장에서 손가락 두 개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해 어려움을 겪는 등 40여 명의 외국인근로자 모두가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법무부 출입국기획과 김영근 사무관은 21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성금을 모았다"면서 "그 동안 모은 성금을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각 지역 사무소 별로 불우 외국인근로자들을 지속적으로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남일 출입국본부 정책관은 20일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을 방문, 입원 환자들을 위로하고 금일봉을 전달했다.
김해성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 이사장(중국동포의집, 외국인노동자의집 대표)은 22일 "그동안 법무부 출입국과 외국인근로자 지원단체들 간에 충돌과 대립이 빈번했던 게 사실"이라며 "정부기관이 지원단체 활동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것은 물론 바른 정책을 위한 협력을 모색하는 분위기는 다문화 시대의 바람직한 변화"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