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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기간인 24일(월) 서울랜드에 EBS FM 라디오 '사랑해요 코리아' 공개방송이 있었습니다. '사랑해요 코리아'는 이주노동자와 이주여성의 삶을 다룬 이야기와 노래로 꾸며지는데, 이주민과 한국인 사이의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시작된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전통춤 공연 모습 아듀 마니스라는 제목의 춤
▲ 인도네시아 전통춤 공연 모습 아듀 마니스라는 제목의 춤
ⓒ 고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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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듀오 '나무자전거'의 사회로 진행된 공개방송은 인도네시아, 네팔, 몽골 출신의 이주노동자들이 나와서 다양한 장기를 선보였습니다.

이날 방송에 출연했던 여러 이주노동자들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시원하게 내지르는 창법으로 객석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여성보컬 누리다(Nurida)가 속한 '자이뽕안 밴드'였습니다. 이들은 모두 인도네시아 자바 지역 출신들로 세 명의 남녀 보컬 외에 드럼, 키보드, 기타 등의 악기를 통해 자신들의 끼를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동향 출신들로 구성된 '자이뽕안'은 인도네시아어로 약속(Janji) 외에 몇 곡을 더 불렀는데, 그들이 부른 노래 중에 특별하게 가슴에 와 닿는 것이 있었습니다.

자이뽕안 밴드 공연 인도네시아 노래와 한국 노래를 번갈아 선보였다.
▲ 자이뽕안 밴드 공연 인도네시아 노래와 한국 노래를 번갈아 선보였다.
ⓒ 고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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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차별하지 마세요(Jangan Bedakan Kami)’라는 제목의 노래였습니다.

이 곡은 원래 인도네시아 빈민들에 대한 차별을 고발한 록인데, 미국을 위시한 서구의 대 이라크 전쟁 등에 대한 반대를 표하는 노래로도 불리어졌다고 합니다.

한편 이주노동자들이 부른 이 곡은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말하는 듯했습니다.

여기의 나와 거기의 당신
우리 모두 똑같은 인류입니다
근심도 있고 사랑도 있고 실망도 있지요
지금 당신은 믿지 않지만 믿으려고도 해 보지도 않았죠
우리가 마주하는 이 삶이
여기저기 훼방과 위선이 가득하다는 걸


당신이나 나나 근심, 걱정, 사랑을 하기도 하고, 실망도 하는 똑같은 사람인데, 왜 나를 믿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믿으려고도 하지 않습니까? 라고 반문하는 가사에는 그동안 편견과 무시를 당해왔던 이주노동자들의 설움이 담겨 있는 듯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곡을 소화한 누리다는 설움을 토해내듯 내지르는 창법으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특별히 가사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던 함께 한 인도네시아인들 중 몇의 눈에 눈물이 맺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공연을 마치고 귀가 길에 오르기 전, 노래를 불렀던 누리다는 노래할 때와는 달리 낮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다 같은 사람이에요.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저 자신들의 음악을 함께 듣고 즐겨준 것만으로도 행복해 하는 누리다와 그의 친구들은 차별을 하지 말라고 외치는 투사도 아니고, 음악을 한답시고 겉멋에 찌든 예술가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나, 이주노동자도 당신과 똑같은 사람입니다’라고 말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었습니다.

우리를 차별하지 마세요
여기의 나와 거기의 당신
우리 모두 똑같은 인류입니다
근심도 있고 사랑도 있고 실망도 있지요
지금 당신은 믿지 않지만 믿으려고도 해 보지도 않았죠
우리가 마주하는 이 삶이
여기저기 훼방과 위선이 가득하다는 걸

제발 제발 그러지 마세요
저는 더 높은 곳을 봅니다.
더러운 재물과 물질로 인한 행복
제발 제발 그러지 마세요
저는 더 높은 곳을 봅니다.
더러운 재물과 그로 인한 행복, 이 모든 것이
더 이상 나를 피곤하게 함도 없을 것이고, 그럴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이 세상은 항상 돌고, 인생은 항상 변하죠
모든 것은 권세에 의해 이미 선이 그어져 있어요
아마 당신은 믿지 않지만 믿으려고도 해 보지도 않았죠
우리가 마주하는 이 삶이
여기저기 훼방과 위선이 가득하다는 걸

제발 제발 그러지 마세요
저는 더 높은 곳을 봅니다.
더러운 재물과 물질로 인한 행복
제발 제발 그러지 마세요
저는 더 높은 곳을 봅니다.
더러운 재물과 그로 인한 행복, 이 모든 것이
더 이상 나를 피곤하게 함도 없을 것이고, 그럴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제발 제발 그러지 마세요
저는 더 높은 곳을 봅니다.
더러운 재물과 물질로 인한 행복
제발 제발 그러지 마세요
저는 더 높은 곳을 봅니다.
더러운 재물과 그로 인한 행복, 이 모든 것이
더 이상 나를 피곤하게 함도 없을 것이고, 그럴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Jangan Bedakan Kami
Ku disini engkau disana
Kita sama sama sebagai manusia
Punya duka dan punya cinta dan kecewa
Kini kau tak percaya tapi pun juga pernah tak berdaya
Hadapi kehidupan ini
Yang penuh dengan rintangan dan kemunafikan dimana mana

Janganlah oh janganlah memandangku lebih tinggi
Bergelimang harta dan kesenangan serta materi
Janganlah oh janganlah memandangku lebih tinggi
Bergelimang harta dan kesenangan
Karena smua, tak akan ada dan tak usah ada jerih payahku

Dunia selalu berputar kehidupanpun selalu berubah
Semua telah digariskan yang kuasa
Mungkin engkau tak percaya tapi pun juga pernah tak berdaya
Hadapi kehidupan ini
Yang penih dengan rintangan dan kemunafikan dimana mana

Janganlah oh janganlah memandangku lebih tinggi
Bergelimang harta dan kesenangan serta materi
Janganlah oh janganlah memandangku lebih tinggi
Bergelimang harta dan kesenangan
Karena smua, tak akan ada dan tak usah ada jerih payahku

Janganlah oh janganlah memandangku lebih tinggi
Bergelimang harta dan kesenangan serta materi
Janganlah oh janganlah memandangku lebih tinggi
Bergelimang harta dan kesenangan
Karena smua, tak akan ada dan tak usah ada jerih payahku


덧붙이는 글 | '사랑해요 코리아'는 FM 104.5(수도권)를 통해 매주 일요일 아침 9시부터 10시까지 60분간 방송되며, 이날 진행된 공개방송은 9월 30일에 방송된다.



#차별#노래#추석#이주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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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편견 없는 세상, 상식과 논리적인 대화가 가능한 세상,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사) '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부설 용인이주노동자쉼터) 이사장, 이주인권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 『내 생애 단 한 번, 가슴 뛰는 삶을 살아도 좋다』, 공저 『다르지만 평등한 이주민 인권 길라잡이, 다문화인권교육 기본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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