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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 날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하늘이 어둡다. 멀리 바라보이는 북한산도 흐릿하게 보인다.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은 날씨다. 평양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다.

 

불광천에 산책하러 나가 보았다. 이곳에서는 서울 은평구에서 구민 걷기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필자도 구민 걷기대회가 열리는 방향으로 걸어 보았다.

 

불광천에는 아름다운 꽃이 많이 피어있다. 여름에 피었던 야생화도 이상기온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아직 지지 않은 상태. 그런가 하면 가을을 예찬하는 꽃들도 피어 이곳을 산책하는 사람의 마음을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아름답게 피어있는 꽃들을 다 열거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많은 꽃이 피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금계국, 옥잠화, 부용, 접시꽃, 까치수영, 꽃 범의 꼬리, 부처 꽃, 원추 천인국, 큰 달맞이꽃, 붓꽃, 코스모스, 해바라기, 황화 코스모스, 백일홍, 두메부추, 여뀌, 메밀꽃, 둥근잎 나팔꽃, 둥근잎 유홍초, 구절초, 벌개미취, 호박꽃, 박꽃, 쑥부쟁이 등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불광천 상류방향 끝 부분에 있는 라바댐에서는 구민걷기대회에 참가한 구민 대상으로 경품추첨이 시행되고 있는데, 경품대상자를 5명 정도를 호명하여도 대상자가 나오지 않는 진풍경도 보았다.

 

경품추첨행사를 보고 있노라니 하늘에서는 가는 빗방울이 한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올라온 반대편 산책로를 따라 집 방향으로 걸으면서 아름다운 야생화를 만끽하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야생화가 피어있을 때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위하여 육로를 이용, 평양으로 향하면서 노란색 선이 그어진 군사분계선을 넘는 것을 보며 평화를 염원해 본다.

 

오늘 발표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한다면 아래와 같다.


1. 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을 고수하고 적극 구현

2. 남과 북은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남북관계를 상호존중과 신뢰 관계로 확고히 전환

3. 남과 북은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

4.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

5.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의 번영을 위해 경제협력 사업을 공리공영과 유무상통의 원칙에서 적극 활성화하고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

6. 남과 북은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우수한 문화를 빛내기 위해 역사, 언어, 교육, 과학기술, 문화예술, 체육 등 사회문화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발전

7. 남과 북은 인도주의 협력 사업을 적극 추진

8. 남과 북은 국제무대에서 민족의 이익과 해외 동포들의 권리와 이익을 위한 협력을 강화.

 

남북 정상이 서명한 공동선언과 같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여 본다. 아름답게 핀 야생화만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야생화를 잘 관찰하여 보면 야생화가 진 다음에 더 아름답다는 것을 알 수도 있다. 불광천을 산책하면서 꽃이 진 야생화를 살펴보니 벌개미취가 진 꽃자리에는 푸른 보석이 놓여 있는 듯하고, 여름에 한창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금계국도 주위 풍경과 어울려 동양화를 연출한다.

 

메밀꽃은 꽃이 지더니 그 자리에 검정 보석 같은 메밀이 달렸다. 많으면 그것을 묵이라도 쑤어 먹었으면 좋겠다는 느낌도 들었다. 좀 비비추는 씨앗이 주렁주렁 달려 이제는 한두 개 터져 번식을 하려고 하고 있다. 영롱한 열매가 달려 가을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좀 작살나무 열매도 아름답고, 꽃이 진자리에 달린 범의 부채 열매는 검은 진주보다도 더 아름다운 것 같다.

 

아름답게 피었던 그 자리는 깨끗하게 정리되어 이제는 비둘기나 참새의 놀이터가 됐다. 남아있는 꽃대에서는 빨간색의 고추잠자리가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그렇게 불광천의 가을은 깊어만 간다.

 

▲ 불광천 라바댐 분수 "은평 구민걷기대회 경품추첨행사 진행되고 있다"
ⓒ 박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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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피었던 야생화의 뒷자리처럼 오늘 발표된 공동선언이 불광천 라바댐에서 솟구치는 분수와 같이 하루빨리 실천되어 남북 동포 간에 고통을 없애 이산가족의 만남이 자유롭게 이뤄졌으면 좋겠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 정성 다해서 통일 통일을 이루자 이 나라 살리는 통일 이 겨레 살리는 통일'이란 초등학교 때 배웠던 노래가 생각이 난다. 이 노래처럼 빠른 시일 안에 평화의 무드가 조성되어 꿈에도 이루는 통일을 이루었으면 좋을 것 같다.


태그:#남국관계 발전가 평화번을 위한 선언, #불광천, #야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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