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 10월은 밤이 아름다워진다. 크고 작은 유등들이 남강에 띄워지면서 장관을 이루면 촉석루에서 시민회관 사이의 도로는 사람과 차들로 붐비며 정체를 이룬다. 하지만 흔하지 않은 이런 장면을 보기 위해 이 정도의 정체는 문제가 안 된다.
매년 10월 1일부터 14일까지 보름동안 펼쳐지는 <진주 남강유등축제>의 기원은 임진왜란의 진주성 전투에 기원하고 있다. 진주시에 따르면 1592년 10월 충무공 김시민(金時敏)장군이 3800여명에 지나지 않는 적은 병력으로, 진주성을 침공한 2만 왜군을 크게 무찔렀다.
이 '진주대첩'을 치를 때, 성밖의 의병 등 지원군과의 군사신호로 풍등(風燈)을 하늘에 올리며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군사 전술로 쓰였으며, 진주성내에 있는 병사들과 사민(士民)들이 멀리 두고 온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는 통신수단으로 이용한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김시민 장군의 군사신호로, 남강을 건너려는 왜군의 도하작전을 저지하는 전술로,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는 통신수단으로 두루 쓰였던 진주 남강 유등은 1593년 6월, 진주성이 12만 왜군에게 함락 된 '계사순의(癸巳殉義)'가 있고 난 뒤부터 의롭게 순절한 7만 병사와 사민의 얼과 넋을 기리는 행사로 꾸준히 이어져졌고, 현재 진주남강유등축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유등축제기간에는 세계 17개국의 대·소형 유등 200여기(한국, 중국, 일본, 대만, 태국, 인도,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네팔, 미얀마, 캄보디아, 미국, 루마니아, 칠레, 그리스,네덜란드, 터키)가 전시되기도 한다.
또한 10월 3일 개천절을 시작으로 진주성에서 펼쳐지는 <개천예술제> 와 중복되면서 진주의 10월은 그야말로 축제의 현장으로 변한다. 특히 남강에 띄운 유등은 진주성 주변에 몰려있어 예술제를 관람하려는 시민들은 성벽 너머의 강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