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팔봉 |
수주팔봉은 충주시 이류면 문주리 팔봉마을 앞에 있는 남한강 지류인 달천의 유원지이면서 동시에 이곳에서 강 건너로 올려다보이는 산이다. 수주팔봉이 최근 경부운하로 인해 매스컴을 타고 있다. 한강을 따라 올라온 뱃길이 달천으로 접어든 다음 이곳 이류면 문주리 팔봉(일명 : 수주팔봉)에서 도수터널을 통해 문경시 문경읍 조령천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수주팔봉까지는 기존의 하천(남한강과 달천)을 준설하거나 도수로를 만들어 배를 운행하게 한다. 그러나 이곳 수주팔봉 지역부터는 수심이 낮아지고 지대가 높아 인위적으로 터널이나 도수로를 만들어 문경읍의 조령천으로 물길을 잇는다는 계획이다. 수주팔봉 지역의 수심은 낮은 곳이 무릎 정도에 이르고, 깊은 곳은 3-4m쯤 된다.
그러므로 이 도수로는 살미면과 수안보면을 거쳐 백두대간 조령산 지역을 터널로 지난 다음 문경읍 조령천을 지나 마성면, 호계면의 영강으로 이어진다. 도수로의 한강 쪽 지점이 수주팔봉이고 낙동강쪽 지점이 문경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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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팔봉(493m)은 행정구역상 충북 충주시 살미면에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살미면 토계리와 향산리, 그리고 세성리의 경계에 위치한다. 그러므로 이들 세 방향에서 수주팔봉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수주팔봉의 남쪽에 있는 토계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원래 수주팔봉이란 이름은 8개의 봉우리가 달천에 비쳐서 생겨났다고 한다.
8개 봉우리 중 첫 봉우리가 왕다래기(王畓) 앞 달천변에 있는 노적봉이다. 원래 산행은 이곳 노적봉을 출발점으로 잡아야 하나, 칼바위를 잘라 석문동천의 물길을 새로 냄으로써 석문동천을 건너 칼바위의 동북쪽으로 올라가야 한다. 노적봉의 북동쪽에는 광주 이씨들이 만들어놓은 모용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석문동천은 원래 노적봉을 돌아 달천에 합류되었으나 이처럼 칼바위의 대부분을 잘라냄으로써 물이 칼바위 폭포를 통해 바로 달천으로 흘러들어간다. 이처럼 물길을 돌린 것은 하천부지를 논으로 만들어 쌀 생산을 늘려보자는 생각에서였다고 한다.
수주팔봉은 달천을 끼고 돌면서 북쪽으로 점점 고도가 높아지는 형상을 하고 있다. 남쪽의 낮은 봉우리는 달천변에 붙어 있지만 북쪽으로 고도가 높아지면서 봉우리가 하천으로부터 조금씩 멀어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그러므로 여덟 번째 봉우리인 493m봉은 달천에서 1.5㎞쯤 떨어진 거리에 있다.
칼바위 아래에서 바위를 타고 능선에 접어들면 달천 건너 이류면 문주리 팔봉마을 쪽으로의 전망이 아주 좋다. 바로 앞으로 팔봉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마을 한가운데 팔봉서원이 보인다. 팔봉서원(八峯書院)은 충주시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서원으로 1582년에 세워져 1672년 사액을 받았으며, 이자, 이경연, 김세필, 노수신을 향사하고 있다.
마을 왼쪽으로 달천에는 팔봉교가 놓여있다. 이 다리는 살미면 토계리와 이류면 문주리를 연결한다. 다리 너머로는 비교적 높은 산이 보이는데 그것이 해발 437m의 옥녀봉(玉女峰)이다. 옥녀봉은 충주시와 괴산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옥녀봉 오른쪽으로는 중부내륙고속도로가 북에서 남쪽으로 이어지고 그 너머에 삼각형 모양의 풍류산(風流山)이 뾰족하게 솟아 있다.
이곳에서 바위로 이루어진 능선을 비교적 완만하게 약 20여 분 오르면 다시 전망이 좋은 지역에 이른다. 여기서 보면 지나온 수주팔봉의 능선이 아래로 굽어 보이고 팔봉마을을 휘감아 도는 달천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팔봉마을도 역시 대표적인 물돌이동(河回)이다.
다시 산을 오르며 우리는 계속해서 소나무와 참나무 군락을 만난다. 수주팔봉 능선에는 소나무가 그리고 양쪽 사면에는 참나무가 많은 편이다. 그리고 능선을 따라 산초나무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두부를 구울 때 산초기름을 조금 넣으면 아주 맛이 좋기 때문에 산초열매를 조금 딴다. 아, 그런데 철 늦은 진달래가 피어있기도 하다. 또 산이 건강해서인지 눈지 얼마 되지 않는 멧돼지 배설물도 발견할 수 있다.
가을꽃도 구경하고 산초도 따고 도토리도 주우면서 부담없이 약 1시간 산을 오르면 바위로 이루어진 전망 좋은 곳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그때까지 올라온 수주팔봉의 남쪽 능선과 달천강의 흐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 뾰족 바위는 수주팔봉의 최고 전망대이다. 또 바위 옆에 잘 생긴 소나무도 한그루 있어 최고의 촬영 포인트이기도 하다.
회원들 모두 사진을 찍어 이곳에 올랐음을 기록으로 남긴다. 그리고 깎아지른 바위에서 조금 떨어진 언덕에는 수주팔봉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높은 산처럼 공간이 넓거나 사방이 탁 트이지 않아 아쉽지만 나름대로 정상으로서의 가치는 있어 보인다. 이곳까지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른 것 같기는 한데 그게 꼭 8개인지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여덟 개 봉우리는 차를 타고 달천을 따라 내려가면서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곳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은 세 방향으로 나 있다. 북서쪽에 있는 향산3리 화실마을로 해서 달천강변으로 떨어질 수 있고, 북쪽 향산2리 소향산으로 내려갈 수 있으며, 동쪽의 세성리 홈실로 내려갈 수도 있다. 차량이 많이 다니는 곳으로 내려가려면 세 번째 홈실쪽이 좋다.
수주팔봉 정상에서 홈실까지는 약 2㎞ 정도로 1시간이면 충분하다. 내려가면서 조금 가파른 길을 만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경사가 완만한 편이다. 정상에서 30분쯤 내려오면 철탑과 만나는데, 이것은 충주 대림산 쪽의 전기를 문래산을 통해 괴산 쪽으로 연결해 준다.
산을 내려오면서 가을에 맞게 으름, 고염 열매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도토리가 풍년이어서인지 도토리가 지천이다. 또 가을의 야생화들도 여러 가지 볼 수 있다. 한 20여분 하산하니 무량사라는 절이 나온다. 역사가 있는 제대로 된 절은 아니고 삶과 신앙이 결합된 형태의 절이다.
이곳부터는 차로가 나 있어 길이 아주 평탄하다. 길을 따라 나오면 명산가든이 있고 바로 3번 국도와 만날 수 있다. 토계리에서 수주팔봉 정상을 거쳐 이곳 세성리까지 총 산행시간은 3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