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多-Anysenter 사업' 'e-4u Library 시스템' '전국최초 B-hand'. 도대체 각각의 뜻이 무엇일까.
이처럼 알 수 없는 신조어들은 시흥시의 특수시책 사업들이다. 특수시책 사업이란 행정능률, 시민편익증진, 새로운 사업발굴 등의 사업을 말하며, 위에 나열한 것들은 특수시책 사업명이다. 그러나 한글·한자·영어를 입맛에 맞게 혼용해 놓아 공무원들조차 그 뜻을 알지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들조차 이러니 이를 대하는 일반 시민들은 외우기 쉽고, 친밀감 있는 대중적 언어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신조어를 만들더라도 친숙하고 억지스럽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리는 多-Anysenter 사업'이란 "우리는(공무원들은) 모두 언제나 시 사업을 프리젠테이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최소한 각과에서 어느 업무를 하고 있는지, 또는 현안들을 파악하여 시민들이 물어볼 때 사업을 설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서 Anysenter는 Any와 presenter의 합성어라고 한다. 사전에도 없는, 시흥시에서 만들어낸 단어다. 사업도 어렵고, 사업명은 더 어렵다.
'e-4u Library 시스템'이란 "시립도서관·어린이도서관 등 책을 소장한 4군데에서 책을 언제, 어디서나 대출할 수 있고 반납할 수 있는 제도"라고 한다.
그렇다면 '전국최초 B-hand' 사업은 어느 부서의 무슨 사업일까. '전국최초 뷰티플 핸드 사업'이란 뜻으로 현장에 가서 직접 세무상담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괜한 합성어를 쉬운 한글말로 바꿀수는 없을까.
이외에도 시흥시에는 'GO高 Plan 2007' '반딧불-e' 'WOW-TREE賞 혁신마일리제', '2007 YES 119' '시흥시민 사이버CEO자문단' '112(일자리원스톱 이동)' '시흥 Best Cabdriver홍보단' 등 그 뜻을 이해할 수 없는 시책사업명들이 많이 있다.
"영어쓰면 세련? 한자쓰면 유식? 마구 혼용하는 것 문제"기획예산과 관련 공무원은 "민선지방자치시대가 되면서 새로운 시책사업들이 요구돼 그에따라 세련되고 특별하게 사업명을 만들어 홍보하다보니 신조어가 만들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한글로 사업명을 정하다보면 말이 길어지는 어려움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공무원은 노조게시판을 통해 "영어하면 좀 세련된 것 같고, 한자쓰면 유식한 것 같아 이를 마구 혼용하는 것은 문제"라며 "아름답고 우수한 우리 예쁜 글을 놔두고 공무원도 이해하기 힘든 특수시책 사업명 추진은 좀 더 신중하게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흥시민뉴스(www.shpeopl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