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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비정규직법 대응 정규직 노조 역할과 과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16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비정규직법 대응 정규직 노조 역할과 과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가이차, 정규직-비정규직 노조 통합 무산'
'사내하청업체 위장도급 뒤 이익금 7억 사우회 배당 - 비정규직 고용으로 정규직 배불린 코스콤'

 

지난 9일과 14일 언론에 보도된 정규직-비정규직 노조 관계와 관련한 기사 제목이다. 노동계는 이러한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의 이기적인 태도에 많은 실망을 드러냈다.

 

이에 대한 반성이었을까? 16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비정규직법 대응 정규직 노조 역할과 과제' 토론회가 있었다.

 

"산별노조 전환과 비정규 노동자의 노조 가입이 이뤄져야"

 

정규직 노조의 비정규직법 대응의 해답은 무얼까? 이날 토론 참석자들은 산별노조 전환과 비정규 노동자의 노조 가입 등을 꼽는 데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원은 이랜드 등 비정규직 전환문제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유통부분과 관련된 노조의 대응을 설명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유통업의 비정규직 비율은 68.7%에 이른다. 또한 노조 조직률은 2.4%로 전체 노조 조직률(15%)의 1/5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노조는 우선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조 조직화와 함께 비정규직법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정규직 문제 뿐 아니라, 입점 및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고용조건 개선을 위해 산별노조 전환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균등 대우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이라는 새로운 임금논리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규직화와 관련해, 현실적으로 직무급제를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직무급제'란 직무별로 노동 가치를 평가해 급여를 차등 지급하는 임금체계다.

 

김 연구원은 또한 이랜드 노조의 투쟁과 관련 "전망은 밝지 않다"면서도 "미조적 사업장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부천 중동점의 경우 이랜드 투쟁이 있기 전에는 계산원들이 6시간 동안 화장실을 못 갔지만, 지금은 2시간마다 화장을 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의 성공... 간접 고용 비정규직 문제 남아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비정규직법에 대한 노조의 대응방식 중 보건의료노조의 사례가 가장 성공적이라고 진단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산별 교섭에서 임금 인상액의 30%를 차별해소에 사용하기로 사용자 쪽과 합의했다.

 

김 실장은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비용은 약 322억"이라며 "비정규직 중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원은 2500여명으로, 전체 상시업무를 수행하는 비정규직의 80~90%"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러한 성과의 조건과 관련 "98년 산별건설 이후 산별노조의 주요 핵심 사업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설정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매년 조합원 합동교육 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필요성을 교육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의료노조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 바로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다. 이들은 중소영세업체 정규직으로 분류돼 비정규직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다.

 

김 실장은 "'비정규직 대책 노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직접고용 전환 기준을 마련하고, 이들의 임금과 근로조건 결정 권한을 노조가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밝혔다. 

 

"직무급제는 승진기회를 차단하고 남녀차별을 고착화시켜"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직무급제가 정규직화의 현실적 대안"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 상태에서는 승진기회가 차단된다"며 "많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는 상황에서 남녀차별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직무급제가 정규직화의 현실적 대안"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 상태에서는 승진기회가 차단된다"며 "많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는 상황에서 남녀차별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이날 토론회에는 직무급이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직무급제가 정규직화의 현실적 대안"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 상태에서는 승진기회가 차단된다"고 밝혔다. 또한 "많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는 상황에서 남녀차별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직무급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주문했다. 이 교수는 "청소의 경우 저임금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적합한 장비를 지급하는 등 생산성을 높여서 높은 임금을 받는 직무로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비정규직 문제를 정규직의 이기심으로 몰아가는 문제를 경계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창섭 전국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은 토론문을 통해 "비정규 노동자들의 차별 철폐와 노동기본권 쟁취가 정규직 노동자들의 희생과 양보에 의해서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는 자본과 정권의 파렴치한 이데올로기적 공세"라고 강조했다.


#정규직 노조#비정규직 노조#정규직#비정규직 #직무급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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